List of Articles
99 기타 애묘가愛猫家 ~고양이 이야기
“……차였어.” 아니, 고백한 적도 없으니 차인 것도 아닌가, 진혁은 호주머니 안의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손가락에 와 닿는 차가운 감촉이 한없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20번째 생일, 미처 전해주지 못한 생일 선물. 연...  
98 기타 루 - 밀실 #1
갇혔어. 열세 번째로, 손잡이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런 확신이 들었다. 숨이 막혔다. 금속 특유의 차가운 감촉이 손가락에서부터 심장까지,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몸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천천히 손잡이를 놓았다. 걸음을 물리며,...  
97 기타 루 - 밀실 #2
“선생님. 제가 유명한 배우였다는 게 진짜에요?” “……유명하다는 말은 한 적 없는데?” “그럼 무명이었어요? 시시해라.” “잘 모르겠어요. 난 TV를 보지 않아서,”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약간 미안한 듯 웃었다. 손가락으로...  
96 기타 사막
말을 타고 달려온 처녀는 마치 여신처럼 아름다워, 마을의 늙은 촌장은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데도 달을 등지고서 나부끼는 백금발 사이로 달빛이 새어 비치는 광경은 눈이 부실 정...  
95 선덕여왕 알천×천명 - 제비꽃 [1]
산중의 아침은 아래의 그것보다 조금 일렀다. 저도 모르게 쉰 한숨에 입김이 이는 것을 보며, 알천은 아직 이르구나라고 생각했다. 봄은 아직 일렀다. 이제 곧 찾아들 봄은 저물어가는 겨울을 아직 밀어내지 못한 채로, 저 멀...  
94 선덕여왕 비담×덕만 - 주황 [1]
주황색의 결이 고운 비단과, 세심하게 세공되어져 반짝이는 예쁜 장신구들. 그것을 본 비담은, 뭐 신기한 것이라도 본 양 눈을 동그랗게 떴다. 비단이나 장신구 따위에 놀란 것이 아니라, 그를 두른 여인을 본 것이었다. 여인이...  
93 선덕여왕 비담×덕만 - 첫 맹세
바람이 스쳐 나뭇잎이 부딪칠 때마다 바스락 소리를 내며 그림자가 일렁였다. 수풀이 무성한 정원이었다. 까만 밤 아래, 빽빽한 나뭇잎 사이로 새어나온 달빛은 촘촘한 모양의 그림자를 온통 드리웠다. 여기에 있을 때의 덕만은 ...  
92 선덕여왕 알천×천명 - 24회 中
문이 탁 소리를 내며 닫힌 후에야, 알천은 멍청했노라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천명과 함께 작전을 의논하면서도,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는. “고, 고개를 돌리거라!” “네, 네!!” 천명이 얼굴이 빨갛...  
91 선덕여왕 비담×덕만, 알천×천명 - 제비꽃과 백숙 ①
#. 민망하지만 저게 제목. 쓰게 된 사연이 좀 있는 글입니다. 모처에서 놀다가, 현대물로 치면 알천은 매일 이른 아침, 천명이 독서실에서 앉는 자리에 몰래 제비꽃 한 송이와 요구르트 한 병을 둘 퀄리티라는 말이 나왔고. ...  
90 선덕여왕 비담×덕만, 알천×천명 - 제비꽃과 백숙 ②
다른 학생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 등교해 학생회실의 학생회장석에 앉은 천명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에 천명과 마주보고 있던 알천은 더욱 깊은 근심을 느꼈으나 내색하지 않...  
89 선덕여왕 비담×덕만, 알천×천명 - 제비꽃과 백숙 ③ [1]
저녁, 학교가 파할 무렵이 되자 천명이 알천과 유신을 거느리고 병문안을 왔다. 때마침 식사시간이었던지라, 비담이 손수 끓인 부추 된장국을 덕만에게 떠먹이고 있었다. “덕만아, 아~” “응. 아~” “어휴, 잘 먹는다. 또 아~...  
88 선덕여왕 비담×덕만 - 모래 누각漏刻 season 1
#. ‘모래 누각’은 드라마 ‘선덕 여왕’에서 ‘문노가 당초의 목적대로 덕만을 데려와, 비담과 덕만을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남매처럼 함께 키웠다.’라는 가정하의 패러럴로, 몇 명의 멤버가 릴레이로 이어가고 있는 소설입니다. ...  
87 선덕여왕 비담×덕만, 알천×천명 - 제비꽃과 백숙 ④ [2]
“……알천?”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알천이 앞에 있었다. 학생회실에서 의자에 기대 졸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직 밀어내지 못한 잠기운이 눈꺼풀을 고단하게 눌러와, 천명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를 반복해도 ...  
86 선덕여왕 비담×덕만 - 두 사람
“상대등은 지금 뭐라 하셨소!!” 편전에 여왕의 노성이 쩌렁쩌렁 울리었다. 범상치 않은 노기에 일렬로 줄지어 선 대신들은 모두 어깨를 움츠리나, 상대등 비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여왕을 향해 이죽거렸다. “폐하께서...  
85 선덕여왕 비담×덕만 - 주령구 [1]
“……엉망이로구나.” 손에 사뿐히 내려앉듯 우아하게 든 술잔을 홀짝이며, 주변을 훑어본 덕만이 감상을 이야기했다. 말 그대로였다. 유신은 언젠가 덕만이 낭도 시절 때 목격한 딱 그대로의 자세로 정자에 기대어 졸고 있었고,...  
84 기타 시계가게 이야기 [1]
그 <시계가게>는 학교 가는 길목에 있었다. 유일하게 꺾어진 길의 끝에, 존재감 없이 자리 잡은 그 <시계가게>의 문은 늘 닫혀있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게의 안을 살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버려 어슬렁거리며 등교하...  
83 기타 하얀 나무의 숲, prologue
ㅡ하얀 나무의 숲, 하얀 나비 떼의 날개 짓처럼, 흩어지는 수많은 하얀 꽃잎처럼, 혹은 한겨울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처럼 그 숲에는 언제나 하얀 조각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휘날리는 하얀 잎사귀들은 흙과 돌 위를 가득 메워...  
82 선덕여왕 비담×덕만 - 어느 아침 [4]
상대등이 난을 일으켰다. 연이은 내전에 궁은 안팎으로 소란스러웠다. 고구려와 백제가 호시탐탐 신라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하니, 이 나라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처럼 위태위태했다. 여왕의 얼굴에서는 고된 고뇌가 사라질 줄을...  
81 선덕여왕 비담×덕만 - 제비꽃과 백숙 외전 ~변태 퇴치편
#. 부제가 참 괴이하죠? 내용은 더 괴이하겠지. 나 이거 홈에 올릴까 말까 고민 많이 했어... 이런 내용을 리퀘해주고 부제까지 손수 지어준 *Hey 님께 무한한 감사와 원망과 함께 이 글을 바칩니다. 어른용 저질 개그에 ...  
80 선덕여왕 비담×덕만, 알천×천명 - 제비꽃과 백숙 ⑤ [1]
알천이 창백한 얼굴로 돌아간 후, 비천지도 부원들은 모여 일종의 긴급회의를 벌었다. “저기…… 지금까지 그거 한 사람, 알천 부장 맞는 거 같지?” “아니면 누구겠어. 거기서 아무 말도 안 하면 자기로 의심받는다는 거 알...  
79 선덕여왕 비담×덕만 - 연 놀이 [2]
“이럴 줄 알았습니다.” 깊어간 밤이 자정도 훌쩍 넘겨버렸을 무렵, 덕만의 처소에 든 비담이 그 시간까지 서류를 붙들고 있던 덕만을 보고는 볼멘소리로 말했다. 비담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덕만에게로 성큼 다가와 손을 ...  
78 기타 사신死神, prologue
그것은 반복되는 꿈, 흐려지지 않는 옛 기억. ‘그곳’에 어린 내가 서있다. 그리고, “나갈 수 없어.” 그렇게 말한다. 활짝 열린 문의 문지방 앞에 서서. ‘그곳’이란 그다지 특별한 곳도 아니다. 이집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77 기타 사신死神, chapter #1. 12세의 동급생과 살인마 [3]
방과 후, 부실에서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던 내 등을 재윤이 철썩 치며 말을 건넸다. “어이, 한보윤! 과제는 했냐?!”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17세라면 사흘이 멀다 하고 듣는 소리이다. 물론 이 말에 대한 답은 늘 ...  
76 기타 사신死神, chapter #2. 금발의 전학생과 살인마 ①
몸이 공중으로 떠오름과 동시에 하강한다. 나는 떨어지고 있다. 어디에서부터? 고개를 들어 위를 보자 학교 옥상의 난간이 보였다. 아아, 그래. 학교 옥상에서부터이다. 우리 학교의 높이는 5층, 눈 깜빡할 새 떨어질 높이임에도...  
75 기타 사신死神, chapter #2. 금발의 전학생과 살인마 ②
눈을 떠보니 새하얀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입구로 들어온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숱하게 듣던 사후 체험인가……. 그런데 감각이 좀 이상했다. 몸이 공중에 붕 떠있는 게 아니라 침대에 눕혀져 있는 것만 같았다. 몸을 ...  
74 거미의 성 거미의 성, #Intro [1]
거미는 실을 자아내어 교묘한 덫을 치고, 그 덫에 사냥감이 걸려들기만을 숨죽여 기다린다. 숲이 드리운 짙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와인 잔에 비친 얼굴이 일그러졌다. 츠키에테는 그를 조소하며 문장을 적은 종이를 구겨 ...  
73 거미의 성 거미의 성, #1 [2]
츠뮤가 아버지에 대해 생각할 때 늘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눈가의 주름이었다. 인상을 누그러트리듯 짓는 눈웃음이 인상적인 남자로, 아무튼 잘 웃는 남자였다. 동양인치고는 뚜렷한 이목구미가 자칫하면 싸늘하게 보일 수도 ...  
72 거미의 성 거미의 성, #2 [3]
……피곤하군. 츠키에테는 안내받은 방에서 짐을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기댔다. 평소라면 재깍 씻기부터 했겠지만 피곤했다. 스위스까지 비행기로 날아온 직후 차에 탑승해 장거리를 달렸고, 그 여자를 만나 대면을 치렀고, 그리고...  
71 거미의 성 거미의 성, #3 [2]
“종이 눈사람?” “네.” 눈사람이 종이라니, 어딘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 츠키에테는 되물었지만, 잘못 들은 게 아닌 듯 어린 츠뮤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위스에서는 부활절 이후 4월 셋째 주 ...  
70 거미의 성 거미의 성, #4 [5]
어디선가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귀를 기울여야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소리인데도 귓속을 위압적으로 파고 들어오는 소리였다. 그것이 청각을 지배하고 의식을 잠식한다. 어쩌자고 이토록 불길한 소리란 말인가. 츠메...  
69 거미의 성 거미의 성, #5 [4]
이틀 후면 빈 주니어 콩쿠르가 열린다. 그를 위해 떠날 채비를 하는 도진에게 이번에 빈에 가면 돌아오지 말고 빈에 정해둔 거처에 머물라는 츠메리카의 명령이 떨어졌다. 그 소식을 들은 보윤은 금세라도 울어버릴 듯한 표정을...  
68 거미의 성 거미의 성, #6 [4]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츠뮤는 눈을 떴다. 바람 소리인가. 츠뮤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 무릎을 모아 몸을 웅크렸다. 생전 처음으로 해본 경험에 들뜬 탓일까. 어쩐지 잠이 오질 않았다. 아니, 요즘 들어 쭉 이렇다...  
67 거미의 성 거미의 성, #7 [2]
내조축일이란 별을 따라온 세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님을 발견한 날로, 츠뮤는 성탄절보다 이 내조축일이 더 좋았다. 딱히 가톨릭 신자는 아니나 이날에는 유난히 별도 예쁘게 뜨는 것 같고 성스러움이 충만해있는 것처럼 느껴져 ...  
66 거미의 성 거미의 성, #8 [2]
바람이 유리창을 두드리며 탄원하고 있었다. 덜컹덜컹…… 오래된 데다가 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낡은 창문은 바람이 부는 날이면 항상 저런 소리를 내곤 했다. 아예 창문을 활짝 열어버리면 조용해지겠지만 아직 그러기에는 ...  
65 거미의 성 거미의 성, #9 [2]
5시간 째였다. 그날 밤, 잠에 들지 못한 채로 이리저리 뒤척대던 츠뮤는 결국 몸을 일으켜 웅크려 앉았다. 결국은 낮잠을 자지 못했음에도 잠이 쉬이 오지 않았다. 심란하고 괴로운 밤이었다. 밤만 되면 이 저택은 거대한 감옥...  
64 거미의 성 거미의 성, #10 [4]
다시 저택에 돌아오게 된 건 카르엘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카르엘은 천성이 도시 여자였다. 휘양찬란한 네온사인이 눈 부신 밤거리, 떠들썩하면서도 요란한 클럽, 근사한 바텐더가 있는 분위기 있는 바, 사치스러운 쇼핑을...  
63 거미의 성 거미의 성, #11
츠키에테가 그 전화를 받은 것은 이틀 후, 오전 무렵이었다. “보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정체를 들킨 걸지도 모르겠다니?” “츠메리카가 보낸 사람이 우리 조직원과 접촉해 자네에 대해 물었다더군. 혹시 본명이 도진이 아니...  
62 거미의 성 거미의 성, #12
츠뮤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떻게 됐다는 소식에는 관심이 없고, 그보다는 집사의 행보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 “그래요? 카스티안이 저택을 비웠단 말이지…….” 그리고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얼굴을 했다. 반면 카르엘은 ...  
61 거미의 성 거미의 성, #13 [1]
며칠이 흐지부지하게 흘렀다. 저택을 떠난 츠메리카와 카스티안에게는 아직 연락이 없었다. 지배하는 자도 관리하는 자도 없는 저택은 느릿하게 흘러갔다. 왜인지 시곗바늘은 갈수록 느리게 움직이는 것만 같았고, 그와는 별개로 마...  
60 거미의 성 거미의 성, #14
비가 세계를 집어삼킬 듯이 매섭게 쏟아지던 그날, 한 소년이 잔혹하게 구타당하고 있었다. 거센 빗소리에 타격음도 비명도 묻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소녀는 그래서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소리를 들을 ...  
59 거미의 성 거미의 성, #hidden track [4]
저택은 죽은 듯이 조용했고 텅 비어있었다. 마른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며 카스티안은 천천히 홀을 가로질러 걸었다. 이제 이 저택 어느 곳에서도 아가씨의 모습은 볼 수 없고 그 목소리도, 연주도 들을 수 없으리라. 그 사실은...  
5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① [1]
창문의 틈새로 새어 들어온 바람이 칸델라의 불빛을 흔들며 그 주변에 짙게 깔린 어둠과 두 사람의 그림자를 큰 파장으로 일렁이게 했다. 빛에 비친 여인의 표정도. 하지만 그를 마주한 청년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5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② [1]
바람이 세차게 귓전을 가르며 자르딘의 산이 단숨에 까마득히 멀어졌다. 레바엔은 뒤로 날아가려는 모자를 잡아 품에 쑤셔 넣었다. 비행 중에 계속 쓰고 있기란 아무래도 무리일 듯싶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만치 빠른 속도로 ...  
5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③
“마수가 나타난 곳은 북문 쪽인가?” 왕녀, 뮤레리카 사키아 츠메카린은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고는 거친 걸음으로 나선형의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거대한 홀을, 웅장한 복도를, 성벽을 담으로 둔 긴 길을 달리다시피 지나 성...  
5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④
눈을 뜨니 곁에 아무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나 시선이 닿는 곳은 그저 숲일 뿐,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밤새 타오르던 나무더미는 이제 시꺼멓게 사그라지어 점점이 주황빛만 겨우 맺힌 재가 돼 푹 꺼져있었...  
5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⑤ [1]
츠메카린에는 마법사가 거의 없었고, 츠메카린의 왕족은 대대로 강한 마력을 지닌 마법사였다. 그 사실은 백성들에게 공포에 가까운 경외심을 심어주었고, 왕이 천군만마를 거느리는 일 못지않은 왕권의 강화를 가져다주었다. 그것은...  
5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⑥ [1]
달빛에 비춰 검의 날이 서슬 퍼렇게 빛난다. 번뜩이는 표면에는 아직 굳지도 않은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고, 검날의 끝은 아직 굳지도 않은 시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심하게 그를 내려다보던 레바엔은 쯧 하고 혀를 차고는...  
5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⑦ [1]
“……역시 여기에 있었네.” 츠뮤는 중얼거리며 낡은 검 한 자루를 집어 들었다. 예전 검술 수련을 할 때 썼던 것인데, 츠뮤가 검을 바꾸자 파피엘이 가져갔던 검이었다. 문득 생각이 나 혹시나 하며 창고를 뒤져보니 선반위에...  
5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⑧
“……뭐?” 레바엔은 생면부지의 낯선 여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움찔하며 다그쳤다. “너,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나…….” 츠뮤는 황망히 레바엔을 보았다. 왜 그가 여기에 있는 걸까. 왜 자신은 그와 싸우고 있었던...  
5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⑨ [1]
정신없이 달려 집 앞에 도착한 츠뮤는 황망히 불길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치솟았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큰 불로, 나무로 된 집은 이미 반이 넘게 타버려 이미 본래의 형체를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어, 언니…!...  
49 Devil Sonata Devil Sonata, #Intro [1]
천재라 일컬어지는 연주자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신의 축복을 받은 이와 악마와 계약한 이. 도망쳐라. 그 명령에 사로잡히기라도 한 듯 남자는 밤의 도시를 질주했다. 이미 한참을 달린 듯 온몸은 땀에 흠뻑 젖고 금방이라도 넘...  
48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1. 눈의 공주 ①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잎이 마치 눈처럼 흩날리던 날이었다. “이쪽은 보윤, 네 누나가 될 사람이야.” 양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9세의 어린 소년, 도진은 멍하게 자신 앞에 선 소녀를 보았다. 꿈처럼 예쁜 소녀였다. 원래도 혼...  
47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1. 눈의 공주 ②
쭉 겨울인 것만 같은 모습의 그 저택에도 봄은 찾아왔다. 저택 뒤뜰에는 고산의 틈새로 햇볕이 닿아 눈이 녹고 하얀 들꽃이 가득 피어난 곳이 있는데, 그럼에도 눈이 다 녹지는 않아 눈과 하얀 꽃이 어우러진 그 곳의 풍경은...  
46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1. 눈의 공주 ③
결국은 그대로 밤이 됐다. 낮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비는 점차 거세지더니 폭우로 변했다. 칠흑 같은 밤의 어둠 너머로 억수 같은 비와 함께 천둥이 번뜩였다. 취침시간이 돼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 후에도 심란함에 마음이 가라...  
45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2, 건반 위의 마녀 ①
“카민 정.”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카민은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로 나아갔다. 그가 무대의 중심에 서자 그를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과 심사위원들은 숨을 들이마시며 침묵했다. 쏟아지는 시선에도 카민은 긴장이나 동요 따위는 ...  
44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2, 건반 위의 마녀 ②
서늘한 가을 공기 사이로 스며들어가는 오후의 햇살이 따스했다. 그 속에서 우울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흔히들 봄은 여자의 계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는 하지만 점차 남성적, 혹은 ...  
43 거미의 성 거미의 성, #bonus track_1 [2]
“쫓지 말라고 했다고?” 츠뮤와 츠키에테가 그런 식으로 저택을 빠져나간 후, 추적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단단히 벼르고 있던 카르엘은 분개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말투로 카스티안에게 쏘아붙였다. “어째서? 당신 딸이 납치...  
42 거미의 성 거미의 성, #bonus track_2 [2]
“마린느가, 이 저택에 들어왔을 때가 23살이었지.” 저택의 어느 오후, 보윤은 뜬금없이 그런 소리를 했다. 마린느는 어딘지 놀란 얼굴로 보윤을 돌아보았고, 보윤은 어딘지 서글픈 표정으로 웃어보였다. 보윤은 마린느와 처음 만...  
41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2, 건반 위의 마녀 ③
다음날은 화창했다. 마치 가을 하늘처럼 높고 맑고 파란 하늘이 떴다. 카페의 유리창 너머로 그 하늘을 보던 카민은, 곧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무서워…….” 그 중얼거림에, 카페에 오자마자 콜라를 ...  
40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2, 건반 위의 마녀 ④
현아와 카민이 올라타자, 차문이 닫히고 곧 관람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밖의 풍경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며 멀어져간다. 관람차 안에는 어색한 정적이 감돌았다. 맞은편에 앉은 현아가 말을 하지 않으니 카민도 먼저 말...  
39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3, 엇갈린 콘체르토 ①
“누나는 어둠이 무서워?” 어둠속에서 자신의 손을 꼭 쥔 어린 동생이 물었다. 소녀는 조금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무섭지 않아.” 나름대로 힘을 줘 단호하게 한 대꾸였건만, 어린 동생은 간단하게 그를 부정했다. “거짓...  
38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3, 엇갈린 콘체르토 ② [2]
“오늘도 융 기다리는 거야?” 문득 들린 목소리에 돌아보니 현아가 있었다. 카민은 현아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오늘따라 늦네요. 평소라면 벌써 나갔을 시간인데” “우우, 이미 돌아갔나 봐. 아까 레슨실도 가봤는데 ...  
37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3, 엇갈린 콘체르토 ③
다음날, 평소처럼 강당에 들어선 보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피아노 옆에 현아가 앉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현아가 여긴 왜…….” 뒤에 서있던 서익현 교수가 말했다. “어제 윤희정 교수와 의논한 결과, 연말 연주회에...  
36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3, 엇갈린 콘체르토 ④
레슨실에 있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 보윤은, 그 너머에서 또 키르텔리체를 발견하고는 창문을 열며 환하게 웃었다. “레바.” “……그렇게 반갑다는 표정 짓지 말라니까.” “왜?” “그야…….” 쑥스러우니까. 하...  
35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3, 엇갈린 콘체르토 ⑤
똑똑. 평소처럼 레슨실의 창문이 두드려졌으나 보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소리조차 들리지 않은 듯 새침한 옆얼굴을 하고는 악보만 들여다본다. 하지만 소리가 났을 때 아주 잠깐 움찔거리긴 했으니 못 들은 것은 아닐 것이다...  
34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4, 두 사람만의 레퀴엠 ①
그날 키르텔리체가 집에 돌아오니 방의 불이 다 꺼져있었다. 시계를 보니 저녁 9시라, 잘 시간은 아닌데 아직 안 들어온 건가 생각하며 침대를 봤더니 딱 사람 하나처럼 생긴 이불 언덕이 솟아올라와 있었다. “왜 그렇게 찌그...  
33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4, 두 사람만의 레퀴엠 ②
다음날은 짜증날 정도로 화창했다. 이런 날씨에는 낮잠이나 자는 게 딱인데. 키르텔리체는 나른하게 기지개를 펴며 아래를 보았다. 그는 아까부터 세 사람이 연주하는 것을 내려다보며 그들의 연주를 듣는 중이었다. 아니, 정확히...  
32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4, 두 사람만의 레퀴엠 ③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보윤을 본 순간 기억이 났다. 현아는 보윤을 좋아했다. 또한 알고 있었다, 보윤이 현아를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렇게 생각했으면 애초에 그런 식으로 굴지도 않았을 테니까. 열등...  
31 Devil Sonata Devil Sonata, #track_4, 두 사람만의 레퀴엠 ④
키르텔리체는 벌려진 거리 너머에서 카르엘을 비웃듯 바라보았다. “그럼, 나도 이제 슬슬 전력을 다해볼까.” 그렇게 말한 키르텔리체는 펜타사이드를 지면에 내리꽂았다. 그 순간, 검이 닿은 곳에서부터 흑색이 퍼져나가 지면을 ...  
3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①
나뭇잎의 촘촘한 그림자가 지면을 온통 드리우는 숲에는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했다. 숲 여기저기에 하얀 나무처럼 소담하게 피어난 아카시아가 만개한 때였다. 이 부근의 사람들은 이 아카시아를 장난꾸러기 요정이라고 부르기도 했...  
2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②
로테를 따라 걷던 레바엔이 어느 지점에서 별안간 걸음을 멈췄다. 뭔가의 기척이 근처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레바엔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는 나머지 일행을 불러 세웠다. “츠뮤, 로테. 잠시만.” “……응?” “뭔가가 근처에 있...  
2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③
돌멩이를 던져 넣으면 파문이 겹겹이 원을 그리며 퍼져나갈 듯 구름 하나 없이 청명한 하늘이었다. 그 하늘을 가로질러 거대한 새가 한 마리 날아갔다. 아니, 언뜻 새처럼 보이지만 새는 아닌 형상이었다. 멀리서도 알만치 긴 ...  
2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④
츠뮤는 뿌루퉁해져서는 머리를 제 날개에 파묻고 있었다. 답지 않게 뭐든 집어던지며 마구 화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길 정도로 다혈질은 아니었기에 그저 꾹꾹 억누르는 중이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  
2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⑤
숲의 새벽은 이르다. 이르지만 물가에 앉아 날이 밝아오기를 기다린 레바엔에게는 길었다. 주변이 어스름히 밝아와 수면위에 자신의 얼굴이 어렴풋이 비치자 레바엔은 그를 들여다보며 얼굴과 몸에 튄 피를 씻어냈다. 어둠속에서 ...  
2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⑥
한낮의 숲에 내리쬐는 햇볕은 자비가 없다. 마치 누군가의 성격처럼 공격적으로 내리쬐는 햇볕이 짜증스럽다 느끼며 레바엔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리를 잡았을 때는 분명히 그늘이었건만. 해도 그림자도 계속 움직인다는 당연한 사...  
2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⑦
그리하여 두 사람이 산을 내려가 마을에 도착한 것은 정오 무렵이었다. 멀리서 본 마을은 수도를 경계로 높은 성벽이 둘러져 있고 크고 작은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새였다. 그 가운데에 뚫린 관문 양쪽으로는 한때는 하...  
2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⑧
한동안은 마을을 부지런히 둘러보며 구경하던 츠뮤의 시선이 어느 한 곳을 향해 고정됐다. 츠뮤가 쫓아오지 않자 레바엔은 뭔가 싶어 그 시선을 쫓아 고개를 돌려봤다. 그 시선이 머무른 곳은 돗자리 위에 이것저것을 놓고 파는...  
2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⑨
“일단은 옷가게에 가자.” 두 사람은 근처의 적당한 옷가게에 들어갔다. 거기서 쌓인 옷들을 살피던 츠뮤는 일단 제일 빈티나게 생긴 옷을 골라잡은 후에야 깨달은 듯 당황했다. “아. 근데 나 돈 없어.” 레바엔은 옷들을 훑...  
2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⑩
딱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지지리도 볼 것이 없는 축제였다. 축제라고 이름만 붙였다 뿐이지 다들 적당히 싸온 음식을 적당히 벌려놓고 마구잡이로 떠들고 노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들뜬 남녀는 짝을 맞춰 춤을 추고 술에 취한...  
2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⑪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전쟁’이라는 단어를 들은 것은 츠뮤와 레바엔이 막 하텐미온의 국경을 넘었을 때였다. 중립의 나라, 루네스 에민카렌에서 유일한 평화의 나라라는 별명답게 사람들은 지극히 평온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  
1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⑫
시안은 검은 병사들이 집에 들이닥치기 전 로테를 바닥에 문이 달린 지하창고에 숨겼다고 했다. 그 문은 얼핏 보기엔 바닥의 다른 부분과 똑같이 생겨, 모르는 사람은 그게 문이라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웠다. 시안이 판단하기에...  
1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①
“헤르마티 이야기 들으셨어요?” 한창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저녁때라 식당의 테이블은 빈자리 하나 없이 메워져 있었고 문밖에는 기다리는 손님마저 있었다. 자신의 손님들을 위해 쉴 새 없이 음식을 조리해 내놓는 중인 주방...  
1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②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다음날 아침, 시안에게 그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의외로 레바엔이었다. 시안은 츠뮤도 아닌 그가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에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대답했다. “찾아갈 사람이 있어요.” “...  
1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③
아트라샤의 성녀가 은신하고 있다는 곳은 하텐미온의 나메디안 숲으로, 하텐미온의 북쪽 국경을 둘러싼 산맥 중 하나였다. 츠뮤와 레바엔이 헤르마티의 소식을 전해 듣고 걸음을 되돌린 곳이 하텐미온의 남쪽 국경 근처였으니 나라...  
1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④
레바엔이 구해온 약은 타간 뿌리라는 약초로, 몸의 통각을 일시적으로 둔감하게 만들어 멀미를 억제시키는 효과를 보인다고 했다. 시안은 까닭 모를 살의를 내뿜으며 섬뜩하게 다가온 레바엔이 자신을 츠뮤에게서 떨어트려놓은 다음...  
1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⑤
불길한 소문 탓에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다시피 한 숲에는 산길조차 없었다. 그런 숲을, 아무리 작다한들 용의 모습으로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빽빽하게 자라난 나무 사이를 억지로 빠져나가느라 걸을 때마다 츠뮤의 몸...  
1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⑥
늦봄에 하얗게 뭉쳐 피어난 민들레의 홀씨처럼, 작은 바람에도 흩어져 버릴 것 같이 작고 가녀린 소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던 츠뮤는 뒤늦게 그 인사에 답했다. “처음 뵙습니다. 츠메카린의 왕녀, 뮤레리카 사키...  
1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⑦
지면이 흔들리며 땅이 갈리지는 듯한 굉음이 울렸다. 순간, 까닭도 모를 소름이 끼쳤다. 츠뮤는 이틀레시아의 시선을 쫓아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는 뜻밖의 사람과 마주하고는 경악했다. “……파피 언니…… 여긴 어떻...  
1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①
츠메카린의 제1왕녀, 뮤레리카 사키아 츠메카린. 그 어린 소녀가 사는 세계는 잿빛이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탁한 아침 햇살이 자신을 반긴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것은 진회색의 세계, 아침은 미약한 빛으로는 밝아지지 ...  
1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②
“결국, ‘공주님과 왕자님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인가.” 파피엘은 붉은색 하드커버의 동화책을 덮으며 한숨 쉬었다. 자료를 찾으러 도서관에 왔으면 그것만 찾고 가면 그만이지, 무슨 변덕으로 애들이나 보는 동화책을 ...  
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③
“이거, 어머니가 시킨 거죠?” 츠메카린의 어린 왕녀, 뮤레리카 사키아 츠메카린은 여왕 앞에서 탁자 위를 내려치듯 뭔가를 올려놓았다. 간신히 감정을 죽이며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다분한 격정이 담겨 있었...  
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④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는 어린 공주의 얼굴은 희었다. 덮고 있는 하얀 천과 비슷해 보일 정도로 핏기 없는 하얀 색이었다. 그저 위태롭게 내쉬는 숨만이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잠들어있던 츠...  
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①
리엘 로이젠카는 왕녀 직속의 기사단으로, 기사단장 츠키에테 이카민을 포함한 12명의 기사들로 조직돼 있었다. 상당수가 왕국의 고위관직에도 앉아있는 그들은 사실상 이름만 기사단이었지 내적으로는 왕권파인 정당에 더 가까웠다....  
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②
여왕의 처소는 불이 다 꺼지고 커튼이 둘러져 사방이 온통 어둠 속에 잠긴 채로, 다만 몇 개의 촛불만이 어스름히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가만히 서있던 이가 츠뮤를 발견하곤 벌떡 일어나 예를 취했다. “기...  
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③
재판은 보통 성 바깥에 설치된 법원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였지만, 오늘 츠뮤가 서야하는 곳은 성내에 있는 심판의 탑이었다. 이곳의 재판소는 왕족이나 귀족이 정치적인 죄를 지었을 때나 성 외부에 알리지 않고 비밀스러운 재판...  
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④
츠뮤는 눈을 떴다. 눈을 크게 뜨고 깜빡여 봐도 여전히 바깥세상은 발밑에 놓여있었고, 자신의 몸은 밤하늘 속에 잠겨있었다. 그럼에도 더는 떨어지지 않은 채 발은 지면에 닿아있었다. 다시 꿈을 꾸는 걸까. 츠뮤는 그렇게 생...  
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⑤
내부는 입구보단 높지 않을까 싶었던 건 헛된 기대였다. 그나마 폭이 넓은 게 다행이었으나 이건 터무니없을 정도로 넓어 방향을 도무지 갸름할 수가 없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공간속을 레바엔의 기척만 쫒으며 더듬어 나...  
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⑥
“병사의 숫자는 대략 몇 명입니까?” “오백 정도?” “오백이라니…… 전쟁도 아닌, 고작 저희 넷 잡는 일에 오백이라는 숫자가 몰려들었단 말입니까?” “공주님이 있기 때문이겠지. 괴물이라고 불리는 몸이시잖아?” “그렇다고...  
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흑과 적 ⑦
어둡고 조용한 걸음이었다. 사방이 돌로 메워진 탑 안에 내려앉은 공기는 유난히 무겁고도 답답했고,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돌바닥은 발바닥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한기를 뿜어내어 전신에 오싹 소름이 돋게 만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