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퍼 레드/블랙, 제이허빈 버마의 호박, 프레피 핑크, 브라우스 캘리그라피 펜촉 1.5mm 버전 :Q...
프레피는 플래티넘에서 내놓은 저가형 만년필입니다. 한 자루에 3500원함. 칼라풀한 펜촉이 귀엽습니다. 색깔도 다양하고. 성능은... 음... 가격에 비해선 쓸 만은 한데 그렇다고 아주 좋지는 않음. 성능비 가격을 따지자면 한 5000원 정도라는 느낌?... 0.3mm라고 쓰여있긴 한데 써보면 0.3mm?ㅋ 더 두꺼워요. 필기감도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걸로 만년필을 느껴보고자 하는 건 비추천. 전 이걸 딥펜처럼 찍어 써 잉크의 만년필 발색을 볼 셈으로 샀어요.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결합부가 약해서 닦는 중에 자꾸만 닙이 빠지는데 덕분에 세척하기는 참 편했거든요...

딥펜과 만년필의 발색은 원래 다른 편인데, 만년필에 넣었을 때 그저 옅어진다 정도의 짐작을 뛰어넘는, 예상 못 할 발색이 내는 녀석들이 몇 있습니다. 최근에 만년필에 넣었다가 절 경악하게 하고 급기야 이걸 지르기까지 한 오쿠야마가 대표적인 예 -_-;;; 채도가 낮은 편인 잉크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짙은 거였어요. 만년필로 쓰니 핫핑마저 돋는 자주색이 되더라고요. 난 속았어! 속았다고! 이렇게 쭉 써보니 딴 건 그렇다치고... 몽블랑 너님마저 이렇게 달라지다니. 난 속았어! 속았다고!! 그리고 츠키요 넌 왜 밤하늘에서 낮하늘이 됨? 난 속았어! 속았다고!!! ...뒷면에 붉게 비친 건 쉐퍼 레드 참사의 흔적입니다. 포스팅 마저 읽으면 나옴.

그에 비해 잉금으로 만든 잉크들은 생각보다 옅지 않고 예상 외로 발색이 예뻐서 행복합니다. 거의 물이라 필기감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쭉 같이 써놓으니 파스텔톤이 돋아서 예쁘네요 ´_`*

프레피에 딸려온 플래티넘 핑크 카트리지를 따서 잉크를 주사기로 뽑아냄. 사실 이 색이 궁금해서 프레피를 굳이 핑크로 질렀어요. 이게 국내에서는 카트리지나 잉크만 따로 팔지를 않아서 ´_` 스캐너로는 이 형광색이 잘 잡히질 않기에 디카로 찍어봤습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그야말로 핑크색 형광펜의 잉크를 쭉 짜서 쓰는 느낌이에요. 실필기용으로 쓰면 눈을 혹사시키는 데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쉐퍼 레드 병목 찍으려다가 대참사 ㅋㅋㅋㅋㅋ 이 대참사에 낙심하고 흥분하며 사진을 찍어댄 나...

그래도 쏟은 게 쉐퍼라서 다행. 저렴한 편이거든요. 그 저렴한 가격을 빼고 생각해도 쉐퍼 레드의 색은 정말로 예쁩니다. 그야말로 피색에 가까운 색임.
근데 정작 하고 싶었던 레드와 블랙 잉크를 섞어 레드블랙 잉크를 만드는 건 좀
별로 ´_`... 딥펜 발색은 그나마 나은데 만년필로 쓰면 그냥 평범한 갈색임. 보라색이 좀 들어가야 할 거 같은데 파란 잉크도 질러볼까... (빨강이랑 파랑이 섞이면 보라니까) 근데 일단 앙금이 생기는지를 본 뒤에...
쉐퍼 레드 잉크 이름은 같이 주문한 캘리그라피 펜촉 1.5mm짜리로 썼습니다. 이름 그대로 1.5mm 사이즈로 각이 져서 각도에 따라 굵게 가늘게 써지는 펜촉인데, 이게 생각보다 쓰기가 어려워서 처음엔 헛발질로 종이를 긁어대며 당황했... 그래도 금세 써지는 각도 찾았어요. 한 번 각도를 익히니 다음에는 술술 써지더라고요. 가지고 놀며 더 익히면 더 예쁘게 쓸 수 있을 듯.
일단 가진 본병 잉크들 병목이랑 같이 이름 한 번씩 다 적어보고 :Q

츠키요 시필에 자주테가 떴기에 신기해서 찍어봄. 츠키요 자주테는 되게 듬뿍 써야 뜨는구나 ´_` 싶었는데

1/5 물잉금 츠키요에도 자주테가 은은하게 뜸. 오히려 100%보다 더 잘 보이는 것 같은데?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디카로 마구 찍어봤는데 한 장도 제대로 잡히질 않았더라고요 ㅠㅠ 그나마 제일 잘 나온 게 이거... 계속 들여다보면 눈의 착각이라고 짐작될 정도의 자주테가 보입니다.
버마의 호박은 만년필&잉크 입문 초기부터 눈여겨봤던 잉크였어요. 색이 취향...이라기보다는 레알 츠메카린 애들 눈색이라서 ㅋㅋㅋㅋㅋ 제이허빈 잉크가 많이 묽은 편인 데다가 가독성이 별로일 것 같아서 지를까 말까 많이 고민했는데 소유욕 이전에 묘한 의무감에 패배해서 지... 질렀습니다 ´_` 캘리펜촉으로 이걸 제일 먼저 써보곤 농담이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봤음. 예쁘고 신기한 색이에요. 만년필로 썼을 때의 가독성은 어디까지나 ‘이 계열의 색치고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캘리펜촉 계속 연습 중 ㅋㅋㅋ 삐뚤삐뚤...
내 언젠가는 이런 시필이 나올 줄 알았지 'ㅅ'-3


이건 G펜. 누르면 커짐. 2부 연재하게 되면 타이틀 바는 이걸로 해볼까 생각 중. 그래서 어느 게 낫나 ´_`...
그리고 병목 목록 갱신 :Q

일본에서 오늘 (11일) 도착. 유리관의 만년필... 파이롯트 캐벌리얼 5SR입니다.
이건 좀 천천히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단종으로 품절 예정이라기에 그냥 질러버렸어요 ㅠㅠ 왜 단종이야 왜...

우아하신 전체샷. 구슬처럼 영롱한 느낌의 청록색입니다. 청록색이라고. 이게 무슨 블루야... 이걸 블루라고 이름 붙여서 판 파이롯트사는 반성해야 한다. 그야 초록 버전은 또 따로 있으니 이걸 초록 버전이라고 할 수는 없었겠지만 ´_` 초록색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건 참 예쁜 청록색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파란색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실제로 보면 청록색이란 거 듣고 산 거니 뭐 ´_` 세일러의 야마도리 비슷한 색이라고 하던데 제가 가진 잉크에 비교하면 다이아민의 트와일라잇이랑 제일 비슷한 거 같음.

하얀 티 찍힌 건 아마 그새 내려앉은 먼지... 표면이 유리처럼 매끄러워서 먼지가 붙은 게 너무 잘 보여요. 스크래치도 확 티가 날 거 같은데 이거 불안해서 쓰겠나. 애는 과연 토토의 마수에서 무사할 수 있을 것인가...

...어쩐지 광채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착각이겠지 ^^;;; 클립의 우아한 곡선이 보면 볼수록 예쁩니다. 마블을 사긴 했지만 제가 그다지 마블 취향이 아니라 생각보다 마블이 진하지 않은 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상당히 가녀린 느낌인데 이거보다 더 가녀린 3SR은 도대체 얼마나 가녀린 거야 ´_`;;; 가녀린 주제에 전체 키가 14cm가 넘는 만년필계의 위너입니다. 늘씬하다는 표현은 애를 위해 있는 것 같지. 그리고 왠지 되게... 야하게 생겼다는 느낌이 듦 ㅋㅋㅋㅋㅋ 왜일까! 왜일까! ㅋㅋㅋㅋㅋ

조금 흔들렸지만 닙 사진. 그냥저냥 평범한 닙입니다. 디자인은 저렇게 예쁘면서 닙은 왜 이리 밋밋해. 파이롯트 닙 좀 예쁘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 디자인에 투톤닙이면 얼마나 예쁘겠냐고...ㅠㅠ
닙 굵기는 일본 만년필다운 세필입니다. 상당히 가는 선을 뽑아냄. 그러면서도 또 대단히 부드러워요.
시필 리퀘는 계속 받고 있습니다. 아래 포스트 참고. 이 포스트 댓글로 리퀘해주셔도 괜찮아요~ 리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