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샷과 잡담은 세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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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카테고리가 애매해져서 세트로 안 엮고 싶지만 그렇다고 포스팅을 나눠서 하는 것도 번거러워서.

* 짤빵은 쉐퍼 블랙에 은테 비슷한 것이 생기는 게 신기해서 찍어본 사진.

* 이상하고 짜증 나는 꿈을 꿨다. 일단 내가 어떤 남자를 좋아했다. 그를 A라고 하자. 이 A는 좋아하는 여자가 따로 있음. 그건 B라고 하자. 어지간하면 포기하겠는데 이 B에게는 사귀는 남자가 따로 있음. 근데 그 남자가 유학 중이라 A를 애인처럼 데리고 다님. 이게 A의 마음을 몰라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훤히 알면서도 자기가 외로우니까 편하게 이용하는 거. A를 받아들여 줄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다. A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용당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던 와중 B의 애인이 돌아온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나랑 A 포함 넷이서 만나게 됨. 거기서 B는 A를 언제 애인처럼 대했냐는 듯 태도가 확 바뀌어서 자기 애인에게 철싹 붙어선 A는 찬물 취급함. A는 뒤에서 그걸 쓸쓸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음. 그걸 보고 빡돈 난 A의 손을 잡아끌고 밖으로 나와서 화를 냄. 넌 B가 저러는 거 보고 화도 안 나냐, 다 너 이용하는 거다, 내 마음 알지 않냐, 차라리 네가 다른 사람 좋아해서 행복하면 모르겠는데 난 네가 이러는 거 못 본다, 기타 등등... 하지만 A는 내 말은 안중에도 없음. 오히려 B 앞에서 내 손을 잡다니 걔가 오해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앞으론 이러지 말라고 정색하며 화를 내고는 들어감. 복창이 터진 난 화를 내다 못해서 오열함. 속상한 마음에 하소연하러 다른 남자를 찾아감. 근데 그게 대학 교수님에 유부남. 내 이야기를 듣고는 다독이며 위로하더니 당분간은 아무 생각말고 자기 연구실에서 지내란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는 있었지만 이미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던 난 그러기로 함. 그리고 그 교수님이랑 애인처럼 지내며 내심 A를 기다림... 이게 무슨 짓이야 나 ㅋㅋㅋㅋㅋ 여튼 뭐 이런 게 진행되가 깼음. 다른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짓에 제일 복창이 터졌던 거 같다... 내가 그렇게 등신 같이 굴었다니... 내가 그런 등신이라니! 그건, 그건 내가 아냐! ㅋㅋㅋㅋㅋ 근데 그 교수님이 레알 훈남에 인텔리한 잰틀맨이었다. 말투가 굉장히 사근사근했음. 도대체 무슨 학과 교수님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연구실에 피아노가 있었다. 취미로 친다고, 널 위한 곡이라며 피아노도 쳐주심. 뭐랄까, 그런 느낌의 시츄들을 전혀 안 느끼하게 자연스럽게 해내는 남자... 사실 이런 게 진성 나쁜 남자지...! 여튼 뭐, 이런 꿈을 꿨다고요...ㅋㅋㅋㅋㅋ

* 그리고 또 이상한 꿈을 꿨다, 꿈에 페도 커플이 나왔다. 둘 다 초딩. 여자애는 살짝 못생겼다 싶을 정도의 평범한 외모. 남자애는 애보다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 근데 여자애를 향한 얀얀한 애정과 독점력에 강제로 이... 임신을 시킴... 그게 악의도 아니고 그야말로 어린애다운 천진한 발상과 본능에 그렇게 했다는 게 무서웠음. 뭐 장난삼아 아이스께끼를 했다가 충동적으로 덮쳤다는데 -_-;;; 배가 불러가는 여자애 뒤를 해맑게 웃으며 쫓아다니는데 겁나 무서워... 근데 둘이 꽁냥거리는 게 귀여워서 복잡한 심경...-_-;;;

* 요즘 메르헨을 들으며 하는 백설공주x왕비 뻘망상. 동화 파괴, 백합 주의. 백설공주의 왕비(계모)는 사실 히키코모리 급의 음침한 성격에 중증의 나르시스트였다. 말을 하는 거울 따위가 있을 리 없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거울에 이름을 붙이고는 친구처럼 대화하며 지냈다. 그러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누구지? 라고 묻고는 거기에 떠오른 자신의 얼굴에 만족한다. 그걸로 족했다. 평생 그렇게 살고 싶었지만 그 미모와 가문탓에 왕비로 발탁되고 부모님의 강압에 밀려 억지로 왕가에 시집가게 된다. 거기서 왕의 딸인 백설을 만난다. 왕비의 세계는 그 순간 변한다. 예전처럼 거울을 보며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으면 이제는 백설의 얼굴이 떠오른다. 생전 처음 하는 사랑이지만 왕비는 그것을 미움이라 생각하고 증오한다. 반면 백설은 굉장히 저돌적이고 당돌한 성격. 왕비에게 첫눈에 반해서 새엄마에 아버지의 부인인 건 신경도 쓰지 않고 구애한다. 그런 백설에게 증오에 더해 위험마저 느낀 왕비는 급기야 사람을 시켜 백설을 죽이려 한다. 왕비가 보낸 자객을 도리어 제압하고 배후를 캐낸 백설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제 발로 성 밖에 나가 난쟁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용병단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서열 7위까지의 용병을 제 수하로 삼는다. 그리고 옆 나라에 가 왕자와 담판을 짓고 손을 잡는다. 용병단과 옆 나라의 도움을 받아 반역을 일으킨다. 지금의 왕을 끌어내고 여왕이 되면 왕비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반역은 성공하지만 왕비는 자살한다.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온 자괴감과 절망과 배신감을 못 견뎌 한 짓이었지만 백설은 자신을 거부해서 한 자살이라 생각한다. 백설은 슬퍼하고 분노한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거부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급기야 백설은 자신이 왕비를 죽인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차라리 그렇게 믿는 게 나을 것 같다. 거기에 합당한 이야기를 만들어 세간에 퍼트리고 이야기는 적당히 변이한다. 그게 지금의 백설공주 이야기다. 이후 백설은 여왕이 된다. 자신을 도와준 왕자와 지극히 계산적인 결혼을 하고, 둘 사이에 낳은 딸에 왕비의 이름을 붙여서 기른다.

* 팬시점 진열대를 훑다 스위스 엽서집을 보는데 순간 울컥했다. 난 평생 스위스를 앓기만 하지 가보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왜 이토록 스위스를 앓을까. 사실 스위스가 아닌 어디라도 좋았을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어딘지도 모를 곳을 향한 향수가 이젠 스위스로 형상화됐다는 느낌이다. 그건 정체를 몰라 더욱 힘든 것이었기에, 그래서 어디로든 돌려야 했기에. 그러니 그곳에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것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나는 스위스에 가면 실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내 그리움을 충족해 다녀와서는 더 심한 향수에 앓을 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두렵다. 난 그게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게다가 금전적인 것도 문제지. 맥 가격이 세계 1위라는 살인적인 물가다. 그래도 이런 생각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어떻게든 스위스를 가볼 궁리를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난 스위스에서 죽을 거다. 때가 되면 편도로 비행기표를 끊어서 그곳에 갈 거다. 돌아오는 표 같은 건 필요 없다. 가서 내가 실망을 하든 만족을 하든은 상관없다. 돌아와서 향수에 앓을 일도 없다. 안 돌아올 거니까. 그 어디에도.

* ‘크리티컬 매스’는 물리학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어떤 핵분열성 물질이 일정한 조건에서 스스로 계속해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질량‘을 뜻한다. 이 ‘크리티컬 매스’에 이르기 전까지는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바로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중도에 포기한다. 변화가 조금씩이라도 보이면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크리티컬 매스는 폭발하는 그 순간까지 마치 아무런 성장이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 의지가 약한 사람들을 넘어지게 한다. 성공의 비밀은 마지막 1%에 있다. 좌절이 깊으며 깊을수록 크리스컬 매스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99%에서 멈춰 서버린 이들에게 100%의 노력이 쌓여 화산처럼 폭발할 수 있는 만큼 그때까지는 결코 멈추지 말라고 말한다.
이상 백지연의 크리티컬 매스 중. 얼마 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백지연이 이 멘트를 하는 걸 듣곤 순간 울컥했더래서 찾아봄. 요즘 자주 울컥한다. 딱히 성공 같은 걸 바라고 사는 건 아니지만 다들 인생에서 피우고자 하는 꽃은 있는 법이지 않은가. 근데 인생에 있어 몇이나 그 꽃을 피우고 갈까 생각하니 참 슬퍼져서.
그런데 내가 저걸 양치질하며 듣느라 크리티컬 매스를 크리스털 트리? 비슷하게 듣고는 오오 물리개념인데 꽃 이름이네! 그 꽃을 피우라는 거구나 ㅇㅇㅇ! 했다는 게 사소한 개그... 뭔가 표면이 유리로 된 기하학적인 꽃 형상을 망상했었는데 ㅋㅋㅋㅋㅋ

* 내 폰에 달린 토끼 인형을 보시지곤 엄마 왈, "토끼털에 토토가 묻었네."
...토끼에 토토털이 묻은 거겠죠, 엄마.

* 그리고 내일부터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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