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편애 돋는 감상들.


기록용으로 씁니다. 자잘한 네타들은 주의 없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키뮤린

2011.09.06
19:14:24

일단 이러다 시기 놓쳐서 못 쓸 거 같은 강철의 연금술사 감상부터...

일단 레알 깔끔하다.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깔끔한 결말임. 자잘한 떡밥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수거해 말끔히 써먹고 해소시키고 마무리. 요즘처럼 겉멋과 낚시에 치중해 감당도 못할 떡밥이나 잔뜩 뿌려두고는 그 떡밥에 오히려 작품이 먹히는 용두사미식 이야기가 범람하는 시대에 이런 마무리를 보는 게 신기할 정도.
이를테면 초반에 에드와 알이 연금술을 공부하며 "연금술 때문에 하루 아침에 멸망한 나라도 있다더라"라는 말을 하는데 이 배경이 나중에 이야기에 어떤 비중을 미쳤던가. 아버지가 에드를 보며 한 "에드라면 진리에게 이길 지도 모른다."라고 했던 대사도 깔끔하게 적용됐고 초반부터 간간히 나온 군 상층부 캐릭터 이름도 빈틈 없이 다 쓰였고... 무엇보다 끝판왕을 때려눕히며 초반에 했던 대사를 똑같이 하는 에드 오오... 일일히 짚고 넘어가자면 끝이 없을 듯.


구애니에서는 지겨울 정도로 등가교환의 법칙을 강조했지만 이 이야기가 말하고자 한 것은 결국 찾는 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파랑새의 법칙이 아닐까 싶다. 그건 사실 쉽게 얻을 수 있는 교훈이지만, 그렇게 쉽게 얻은 것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인간은 고통 없이는 아무런 것도 얻지 못하므로. 결국 그 메시지가 이 이야기의 토대 아닌가 싶음.

키뮤린

2011.09.06
19:34:53

인터넷에서 감상 훑어보다 반박하고 싶은 게 몇 개 생겨서 여기에.


로이가 현자의 돌로 눈을 치료한 건에 대해.

에드네 형제가 진리의 문을 연 대가로 잃은 것을 찾되 현자의 돌은 쓰지 않겠다! 하며 이렇게나 캐고생을 하며 돌아왔건만 로이는 현자의 돌을 덥썩 써서 너무나도 쉽게 잃은 것을 되찾았다 사기다 말이 많은데. 에드는 분명히 매번 강조했었다. "과오 때문에 몸을 잃은 우리가 이것을 쓸 수는 없다"고. 에드가 진리의 문을 연 것은 자의였고 과오였다. 곧 죗값이다. 그건 아무리 지금은 그저 돌덩이라도 과거 사람의 생명이었던 이것으로 자신들이 죗값을 치루는데 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령은 진리의 문을 여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 호문클루스는 대령에게 강제로 진리의 문을 열게 했고 대령은 강제로 그것을 빼앗겼다. 그건 자의도 아니고 과오도 아니다. 대령과 에드는 다르다. 대령은 에드처럼 죗값을 치르기 위해 돌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 사실 난 에드도 그냥 써도 됐다고 생각했지만 ^^;;; 역시 이런 건 그 당사자의 결정에 따르는 거다 싶다. 여하튼 대령이 거기서 현자의 돌을 썼다고 비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것으로 인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기에 더욱.


에드가 호문클루스를 주먹ㅋㅋㅋㅋㅋ으로 이긴 건에 대해.

결국 이렇게 체술로 이길 거면 그간 연금술은 왜 배웠어ㅋㅋㅋㅋㅋ 라는 건데 난 그 대목에서 강조되는 건 결국 신에 가까운 존재와 인간의 대결이라고 생각했음. 인간 따위는 벌레처럼 하찮게 약하므로 밟아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존재를 끌어내려 인간이 맨손으로 두들겨 패준다는데에 의미가 있는 거. 연금술 대 연금술로 이기는 건 결국 흔한 이능력 배틀물일 뿐이고요 고갱님. 그리고 이 대결 후 에드는 자신의 연금술을 등가교환해 알을 되찾아오는데, 피날레까지 연금술을 마구 써먹고는 진리의 문 앞에서 이제 난 연금술 없어도 됨 난 그간 연금술에 놀아났던거임 같은 대사를 읊었다면 전 에드한테 화를 냈을 거에요. 솔까 그게 더 사기지요 고갱님...


엔딩 무렵이 되니 조연들이 쩌리된 건에 대해서

근데 조연은 조연이잖아... 난 캐릭터성 때문에 조연들한테 너무 치중하다가 막상 조명 받아야 할 주연이 쩌리되는 숱한 점프 계열 만화보다는 이게 나았다고 봄. 너무 비중은 주지 않되 한 번씩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줬고 밸런스 꽤 적절했고... 물론 나도 로이&호크아이 이야기가 더 나오지 않은 건 아쉽지만 그렇지만 ㅠㅠㅠㅠㅠ


...막상 적고 보니 그냥 열심히 실드친 거 같기도...

키뮤린

2011.09.07
19:54:31

엔비가 가진 죄의 이름인 '질투'가 결국 인간을 향한 것이었던 것처럼 프라이드가 가진 '프라이드' 역시 결국 인간을 향한 게 아니었나 싶다. 엔비가 인간을 질투해 그토록 괴롭혀댄 것이라면 프라이드는 인간들 틈에 끼여 가족 놀이라는 것을 하며 인간에게 일종의 동경 같은 것을 느끼고 이 속에 섞여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지만 제가 가진 그 '프라이드' 때문에 끝내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싸워온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름뿐인 아버지에게도 그토록 집착했고. 결국은 가족 흉내 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프라이드가 최후에 보여준 본모습이 본성이었다면, 그 '엄마'라는 대사가 본심이었다면.

호문클루스라는 게 참 슬픈 생명체인 것 같다. 그리드가 가진 '탐욕'은 동료를 갖고 싶다는, 결국 이 역시 인간을 향한 욕망이었고 러스트의 '색욕'도 글러트니의 '식욕'도 결국 인간을 향한 게 아니었나 싶음. 라스는 인간이었던 자신을 잃고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정해진 레일을 따라 살아야만 하는 자신에 대해 분노했었고.

키뮤린

2011.09.09
00:16:00

노멀 커플에 참 친절한 만화라는 게 좋았음. 메인 커플인 에드윈리는 두말할 것도 없고 ㅎㅎㅎ 알메이, 로이아이, 린란팡. 너무 직접적으로 러브러브를 표출하진 않으면서도 은근히 드러난 밑밥 느낌이 좋았다. 로이가 체스말에 제 부하를 비유하며 리자는 퀸에 비유했다든지, 브레드레이가 죽으며 란팡에게 왕의 반려에 대해 말했다든지. 요런 식의 연출이 참 좋더란.
덤으로 여자쪽이 청순 청승 맞게 기다리지 않고 움직이며 싸우는 강한 캐릭터라는 점도 좋았음. 우우 근데 에드가 너무 커버려서 난 슬픔요. 에드가 꼬맹이가 아니라니! 남자쪽이 작아 그 문제로 투닥거리는 소꿉친구 느낌이 참 좋았는데 ;_;;; 다 큰 에드도 좀 늠름해서 좋긴 해도 그래도 우리 에드 꼬맹이 에드 우우 ㅠㅠㅠㅠㅠ

키뮤린

2011.09.09
23:24:20

(구)애니와 원작의 가장 큰 차이는 신파가 아닌가 싶다. 원작에서 덤덤하게 연출되고 또 극 인물들이 비교적 덤덤하게 받아들였던 부분들을, 애니는 집요할 정도로 끄집어내서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며 신파로 연결시킨다. 꼭 눈물 빼는 연출이 아니더라도, 원작에선 금방 악당이었던 다커씨가 애니에선 좋은 사람 코스를 꽤 오래 유지하다가 악당임을 드러냈다는 그런 부분들. 그게 보다보면 구질구질하게 느껴질 정도인데 --; 이 신파라는 게 우습게도 모에와 연결되는 면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봐도 캐릭터에 더 열광하게 되고 버닝! 하고 타오르며 2차 창작까지 손대게 만드는 그런 거. 난 구애니는 꺼져 ㅗㅗㅗㅗㅗ 하는 입장이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애니쪽이 그런 이목을 끄는 힘이 더욱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음. 초반엔 애니 아니었으면 안 낚였을 거 같다는 생각마저도 들고 --; 사실 아직도 제5연구소까지는 잘 만들었다고도 생각함. 그러니까 하가렌은 거기까지만 애니를 보고 낚인 후 원작을 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OST가 좋거든요! 하가렌은 역시 멜릿사를 BGM으로 깔아주고 봐야 하거든요! 브랏챠가 없는 하가렌은 하가렌이 아니거든요!!!

키뮤린

2011.09.11
21:42:08

(구)애니에 대한 증오를 서술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ㅗㅗㅗㅗㅗ 가장 치가 떨렸던 장면은 에드가 알에게 찻잔을 던지는 장면이었다. 물론 알이 찬잔을 맞고 아파할 리는 없지만 아파하든 안 아파하든 그 모습 자체로도 내 동생은 인간이다 존중해 마지 않던 에드가 알에게 찻잔을 던진다고요? ㅋㅋㅋ 아 그 장면부터 쟤는 내가 아는 에드가 아니고 내가 아는 형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애니를 더는 몰입하고 볼 수가 없더라. 그즈음부터 스토리도 적절하게 아스트랄 삼천포로 흘러가기 시작해서 그냥 깔끔하게 끊었음.

그거랑은 또 별개로 제일 치가 떨렸던 캐릭터 붕괴는 윈리였다. 원작의 윈리는 정말 이레적일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의 히로인이거든. 기다리되 그냥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싸우는 심지 곧고 강한 여자애. 삽질도 청승도 떨지 않고 자기 의지로 곧은 길로 향하는 다부진 애다. 근데 애니에서 윈리는 그냥 흔해빠진 히로인이 됐다. 마더랜드 같은 노래를 이미지로 삼아 기다리는 여자애의 인상을 확 박아버린데다가 (그거랑은 별개로 노래는 참 좋아하지만) 출산 에피소드를 빼며 윈리의 다부진 면모을 보여줄 기회가 또 쏙 빠졌고 무엇보다 윈리의 부모를 대령이 죽인 것으로 설정해서 스카를 대할 때 보여준 강인하고 심지 곧은 부분을 죄 삭ㅋ제ㅋ 그것도 삭제만 했으면 다행인데 그 모습과는 완전 반대로 대령을 향한 그 원망을 끝까지 질질 끄며 그 때문에 방해하고 삽질하고 청승떠는 소년물 히로인의 전형마저 보여주었음.

lumi

2011.09.09
15:12:09

profile

무언가 하나 크게 잃을까 싶지 않았는데 의외로 정말 해피엔딩이고 그게 또 깔끔하면서도 납득되는 엔딩이라 놀랐지요. 에드가 잃은게 없다는 건 아니지만 잃어버려서 결핍되었다가 아니라 분리되고 정리되었다는 느낌이라 :Q 개인적으로 이슈발 관련이 침탈자와 가해자 시선에서 중심을 두고 죄의식과 타락과 분노를 그렸다는 것이 약간 꽁기하지만 중심은 강철의 연금술사니까 하고 납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상리뷰에서 다른 사람이 이렇게 댓글 달아도 되나요? '');;;

키뮤린

2011.09.09
23:06:58

물론이죠 >_<! 저도 비슷한 심경으로 불안불안하게 형제의 여정을 지켜봤는데, 어째 알이 정말로 몸을 되찾으리라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의외인 듯 싶으면서도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것도 같고. 여튼 만족스러운 결말을 낸 작품으로서는 앞으로도 쭉 손에 꼽힐 것 같네요.
이슈발건은 아무래도 좀 불편한 부분도 있고 좀 더 제대로 결론 지어줬으면 싶은 아쉬움도 남고 그래요. 하지만 역시 이 부분이 주제도 아니니까. 스카의 대사도 그렇고 전 작품이 끝나도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려고요. 오히려 그게 더 현실적인 것도 같고...

lumi

2011.09.10
21:33:48

profile

사실 가장 소년만화스러운 정석과 결말이라면 ㅋㅋㅋㅋㅋ 알은 끝내 몸을 되찾지 못하지만 희망이나 실마리가 될만한 무언가는 찾고, 에드와 호엔하임은 결전 후에 티격태격하며 호엔하임은 또 나름대로 알의 몸을 되찾는데에 도움주기 위해서라거나 같은 이유로 따로 여행을 떠나며 형제의 멘토로 남고 막 그럴거 같고.. 결전에서도 형제의 스승이며 멘토이자 또다른 부모역할인 이즈미의 과거도 심도깊게 나오며 실은 이랬다!하는 충격고백도 하나쯤 나오고, 이즈미의 과거와 관련된 군부의 인물 누군가가 이 음모를 꾸미는 중심이 되어..! 호문클루스들을 이용하고 있었던것 같으나 그를 물리치자 호문클루스가 사실은 내가 그를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하면서 진보스의 자리에서..!!!.. 사실은 윈리도 한번쯤 진짜로 납치당해서 가련하게..!!......   ...뭐 이렇게 됬지 않을까 싶죠 (......) 그런 정석을 지키지 않고 우직하게 소년지와 청년지의 중간 정도에서 있어서 더 좋은거 같아요 ㅋㅋㅋㅋ

그건그렇고 지금와 생각해보니 호엔하임 의지 갑이네요.. 몇백년동안 꾸준히 온갖종류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설득하면서 미치지도 않고 대단함...  근데 왜이르케 댓글이 산으로 가죠 죄송요..

키뮤린

2011.09.11
21:32:26

으아아 뭔가 패턴처럼 쏵 펼쳐지는데 어지럽네요...! 현기증! 소년만화의 정석이라면 호엔하임이 호문클루스와 그런 관계가 있는 인간이 아니라 호문클루스 그 자체여서 형제가 으아늬 내가 그런 피를 이어받은 인간이었다니...! 하며 고뇌하며 정체성의 혼란에 빠지는 장면도 있었을 법했을 거 같아요 ㅎㅎㅎ 하가렌이 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난한 듯 하면서도 신기한 작품이었구나 싶어요. 기존 소년 만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차이점이라면 단연 여성 캐릭터쪽을 꼽아주고 싶지만 ㅎㅎㅎ 소년 만화처럼 흘러갔다면 여성 캐릭터들도 그렇게 정체성 또렷하고 강하지도 않았을 거 같고 서비스씬이나 열심히 선보였을 거 같고...
결말까지 다 보니 전 사실 호엔하임이 숨겨진 진정한 주인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더라고요. 형제에 대해서 되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는데 결말까지 보고 나니 되려 호엔하임에 대해서 그런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

lumi

2011.09.11
23:24:31

profile

앗 그렇네요 정석대로면 호엔하임이 레알 보스가 됬어야!..

키뮤린

2011.09.14
18:31:52


꽤 된 감상이지만 붙여둡니다. 지인과 대화 중 하울 이야기가 나오면 소설판과의 비교로 붕노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일일히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 으으 하지만 하울 3권은 이런 날 더욱 붕노하게 만들었지 :@! :@!! :@!!!

키뮤린

2011.09.14
18:42:16

무한도전.E248.무한도전 가요제 디너쇼 2탄. 갱스 오브 서울 1탄.110507.HDTV.X264.450p-HANrel.avi_002264130.jpg

무한도전, 갱스 오브 서울편입니다. 빅뱅이 게스트로 나온 편이죠. 아이돌이 게스트로 나오는 편은 재미에 대한 기대치를 좀 버리고 보는데 빅뱅이 의외로 선전해줘서 올해에 방영한 것 중 제일 마음에 든 에피가 됐네요. 이런 류의 심리전이나 추격전을 좋아해서. 아무튼 복습 겸 정리해봅니다.

키뮤린

2011.09.14
18:47:08

정재형돈2.jpg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감상입니다. 심한 뒷북이네요... 사실 딱히 쓸 생각은 없었는데 이 편 안 보신 어머니가 보고 싶어하셔서 보여드리는 김에 복습했더니 감상이 쓰고 싶어져서 :Q 방송 직후에도 감동은 받았었지만 딱히 적을 감상은 없었는데 이후에 노래를 듣다 보니 감상이 좀 쌓이기도 했고요.
메인 사진이 앨범 재킷 사진이 아닌 저거인 이유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저거라. 물론 개인적으로 저 콤비와 저 장면을 제일 좋아하기도 합니다. 한옥 사이에 술병 쌓아놓고 피아노치는 두 남자라니. 이렇게 예술적일 정도로 안 어울려서 오히려 어울려 보이는 코드 진심 좋아함.

아무튼 메인 사진에서도 보이는 편애와 사심이 가득한 감상 갑니다. 공정성 객관성 그런 거 없습니다

키뮤린

2011.09.18
10:57:26

blue.jpg

푸른 소금 보고 왔음.

심해 깊은 곳에 담가뒀다가 갓 건져 올린 듯 푸르스름하게 물든 이미지가 인상적. 무엇보다 그 저격씬은 황홀할 정도로 예뻤다. 아름답고도 슬픈 저격이라는 광고 문구는 좀 오글거렸지만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아, 그렇구나 하고 공감했음. 근데 그것뿐이다. 스토리가 당최 와 닿는 게 없는데 이게 설명이 부족해서인지 개연성이 부족해서인지 모르겠음. 아무래도 둘 다인 거 같음. 사실 도통 납득이 안 되는 캐릭터들의 움직임 와중 그나마 스토리가 이해가 되는 이유는 설정을 보면 결말까지 예상이 가능한 뻔한 전개라... 흔한 인터넷 소설 하나 주워서 고급스러운 영상미로 그럴싸하게 치덕치덕 치장한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그렇게 치부하고 버리기는 아까운 게 그 영상미가 워낙 고급품이라서,

배우들의 연기도 최상급품이다. 송강호는 두말 할 것도 없고. 개인적으로 신세경을 참 아끼는데 베이글녀니 청순 글래머니 하는 싸구려스러운 별명부터 시작해 시간을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음울한 식모 인상까지 박혀 그 신세경만의 이미지나 연기력이 묻히는 게 안타까웠던 터라 이런 이미지 변신은 참 반갑다. 결코 완벽하진 않지만 이제 갓 20대를 넘긴 여자애가 송강호에게 크게 묻히는 느낌없이 연기한다는 건 그 자체로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 캐릭터 자체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 캐릭터에 스토리가 완성도를 부여해주지 못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고...
신세경은 욕을 해도 예쁘더라. 그보다 목소리가 워낙 예뻐서 욕이 욕처럼 들리질 않아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신세경 목소리를 무척 좋아함. 발성 좋고 발음 좋고. 소녀다우면서도 맑은 느낌이 소복하게 쌓인 하얀 눈을 연상시키는데, 그러면서도 어딘지 살얼음을 닮은 예리한 예기가 서려있는 느낌이 좋음. 그 목소리로 내가 이상적으로 두고 있는 공주님의 이미지에 가장 가깝게 연기해준 애라 내가 많이 아낌... 세경아 언니에요 :Q

송강호와 신세경의 케미스트리도 꽤 괜찮다. 아니, 사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보러 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저씨×소녀 커플을 좋아하는 노멀러에게는 특히 강추. 스토리는 좀 부실하지만 근사하기 이를 데 없는 이미지를 이렇게 뭉텅 썰어줬으니 이제 요거 가지고 이래저래 동인질을 하면 되나요? 하는 느낌 ㅎㅎㅎ 인데 아무래도 그 정도로 흥하진 못할 것 같아서 아쉽... 그렇다고 내가 전파하고 다닐 정도로 아까운 건 또 아니라 미묘...
여튼 이 커플 좋다고! 아저씨의 달빛이 싫어 대사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음 ㅎㅎㅎ

엔딩은 미묘. 에필로그처럼 붙은 장면이 없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에필로그 같은 엔딩을 바라는 마음도 없지는 않은 데다가 50%의 확률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총을 쏘는 소녀의 이미지도 버리기 아깝긴 해서a;;;

첨부 :
blue.jpg [File Size:48.8KB/Download40]

키뮤린

2011.11.04
11:57:15

namu.jpg 신세경이 다시 사극을 했으면 좋겠다! 라고 노래 부르던 차에 신세경 사극 캐스팅+선덕여왕 작가진에 낚여서 보기 시작한 뿌리 깊은 나무. (근데 2번 연속 세경이 관련 감상이라 좀 부끄럽군!)

그럼에도 초반 1~4회는 울망울망한 꽃돌이왕 중기이도에게 애초의 목적을 상실할 만큼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리고 봤음 ㅋㅋㅋ 사심을 넣자면 툭 건드리면 으앙 울어버릴 듯 울망울망하여 가학심을 자극하는 꽃돌이왕의 이미지가 너무 모에했고, 객관적으로 보자면 나약하지만 독기를 품은 어린 왕의 이미지가 너무 매력적이었음. 이런 캐릭터를 잘 소화한 송중기라는 배우에 대해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냥 평범한 꽃돌이가 아니었구나... (처음엔 송중기? 쟤가 왜 왕을 해? -"-;;; 라는 심정이었지만)


4회 이후 배우가 한석규로 교체되며 이도역의 모에도는 좀 줄어든 느낌도 있었지만 여전히 깨알처럼 귀여우시다. 싱긋 백화 돋는 미소를 지으시는 것부터 한글 프레젠테이션하며 우폭우폭하시거나 반응을 기다리며 두근두근 어떠냐? 어떠냐? 하시는 것도 귀엽고 지랄! 우라질! 제엔장! 등의 욕을 하시는 것도 귀엽긔 귀엽긔는 거꾸로해도 귀엽긔. 으아 아저씨 주제에 이렇게나 귀엽다니 반칙임 ㅠㅠ 


이상한 게 똑같이 울망울망해도 중기이도는 가학심을 자극했는데 석규세종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레알 꽃으로도 때려도 안 될 것 같은 왕인데 으아 왜 다들 왕님 괴롭혀요 ㅠㅠ 내가 왕을 보며 히어로가 아닌 히로인을 보는 기분을 느껴야겠어 ㅠㅠ?;;; 안 되겠어, 밀본에 대적하여 왕님 보호협회라도 만들지 않으면...!


아무튼 이런 왕 캐릭터가 한국 사극 역사상에선 전무후무할 거라는 것만은 김사실.

첨부 :
namu.jpg [File Size:55.1KB/Download23]

키뮤린

2011.11.04
12:13:12

스토리에 대해 말하자면, 점프계열 만화 느낌 나는 건 이 작가진 종특인 듯 ㅋㅋㅋ


좋게 말하면 캐릭터 모에 돋게 잘 잡고, 2차 창작 뇌를 가동시킬 수 있을 만한 캐릭터간의 관계를 잘 조명해주고, 간지 나는 장면 잘 뽑아내고, 으악! 소리가 나는 연출 확실하게 해주고, 무엇보다 사람을 잘 낚는다. 젠장 진짜 잘 낚아... 이래저래 캐릭터를 비롯해 배경부터 스토리까지 덕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잔뜩.
그럼에도 동전의 양면 같은 단점 또한 여전히 안고 있다. 점프계열의 만화가 보이는 단점, 그러니까 캐릭터에 치중하다보니 자연적으로 어그러지는 주조연의 밸런스나 떡밥 던지거나 사람 낚는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무너지는 스토리라인 등의 단점마저 고스란히. 특히 두둥! 하는 임팩트를 주는데 집착하느라 개연성을 버리는 거 ㅋㅋㅋ 언뜻 보면 그럴싸 해보이는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말이 안 돼... 그러니까 정기준의 정체라든지 정기준의 정체 혹은 정기준의 정체 같은 거!!! 사실 난 밀본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보지만a...


그러니까 점프계열 만화 보는 감각으로 치밀하고 현실적인 어떤 것을 버리고 으악, 제길! 외쳐주며 보면 편하다. 그러다보면 점점 점프계열 만화 중에서도 꽤 고퀄리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선덕여왕 종영 이후 느낀건데 암만 욕하면서 봐도, 그래도 이만한 스토리 뽑아주는 작가진이 또 없어 ㅇ>-<...

키뮤린

2011.11.04
14:10:46

근데 밀본이 어느 정당한 당위성을 지닌 단체가 아니라 그냥 왕에게 저항하는 쿠데타 집단 혹은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까지도 보이는 건 확실히 문제인 듯. 모양새를 보니 왕위의 세습제를 반대하는 듯한데 전 본원의 동생이라며 정기준 떠받드는 거 보면 이쪽도 세습제는 쩌는 것 같고 ㅋㅋㅋ 그 본원이라는 게 신분이 딱히 높은 것도 아닌데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은 물론 고위관직에 앉은 귀족까지 무릎까지 꿇으며 쩔쩔 메는 걸 보니 그냥 기준의 왕-귀족 신분 체계가 아니라 새로운 신분 체계를 만드려는 건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쉽게 말하면 그냥 쟤네는 존나 미친 악당들이라 당위성 따위는 필요 없이 기존의 정의를 부수려고 하는 거고 거기에 휘말려 학대 당하는 왕님이 존나 불쌍한 것 같아... 니들 왜 우리 왕님 괴롭혀요 괴롭히지 마여 이 미친 놈드라 엉엉 ㅠㅠㅠㅠㅠ

제목이나 콘셉도 그렇고 세종 성격으로 봐서는 왕과 밀본, 그 어느쪽도 무너지지 않은 채 조화롭게 화합하여 새로운 권력 체계를 낳는 방향으로 갈 것 같은데 난 그조차도 존나 꽁기할 것 같지... 그렇게 되면 이 드라마는 강채윤부터 시작해서 정기준을 비롯한 밀본까지 차근차근 공략해가는 세종대왕님의 호감도 시뮬레이션이 될 듯한 느낌도 드는데 그럼 결론은 하렘인가요? 존나 좋군???

아무튼 주인공의 대적 세력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에 집착해서 당위성을 허술하게 쌓아 존나 악당도 정의도 아닌 뭔가의 번데기로 만들어 놓는 것도 이 작가진의 특징 같음 -_-;;;

키뮤린

2011.12.28
15:44:00

막화 방영 이후 1주가 흘러 평소라면 두근두근 맞이했을 수요일을 맞이하자 또 새삼 울분이 복받쳐 쓰는 감상


몰살 엔딩ㅋㅋㅋㅋㅋ 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주요캐들은 거의 다 죽었지? 극은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하는 데에 그만큼의 희생이 필요했다는 의미를 말하고 싶었던 싶었던 것 같은데 그 취지에 걸맞게 정말로 의미 있게 죽은 건 소이랑 광평대군 뿐이라고 난 딱 잘라서 말할 수 있음. 다들 그냥 엔딩이라서 뭔가 마무리 돼야 했기 때문에 죽은 거다. 엔딩을 위한 죽음이지 스토리를 위한 죽음이 아님. 솔까 스토리를 위한 죽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음. 캐릭터란 스토리를 위해 희생될 수 있는 존재니까 설령 아무리 내가 아끼고 좋아했던 캐릭터라도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함. 그러니까 다 죽은 게 문제가 아니라고 히밤!


일단 카르페이를 문제로 삼자. 애는 우리 나라도 아니고 몽골에서 왔단다. 걸인 혹은 폐인처럼 보이는 몰골이지만 조선 제일검이라는 무휼은 물론 조선 제일검보다 세다는 채율의 스승님도 발라버리는 실력자다. 이만한 실력자가 왜 정기준 곁에 붙어있는지는 극 중 나오지도 않았다. 그에 걸맞는 충성심도 보이지 않았다. 사실 어떤 캐릭터인지조차 끝내 안 나왔다. 그냥 가끔씩 나와 실력 발휘 좀 해 사람들 경악시키고 연두와의 플러그 좀 꽂으며 로리콤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게 다다. 그래서 끝내 극을 좌우할 주요 인물이 아닌 주변인3 정도로 보이던 이 캐릭터가 막판에 정기준의 명령 하나에 극의 주요인물 2인을 썰어 죽였다. 정기준은 반포식에 무슨 큰일을, 굉장한 사건을 낼 듯 시종일관 분위기를 잡더니 카르페이 출동 하나로 모든 것을 대신했다. 왜? 왜??? 카르페이, 넌 무슨 정기준 전용 치트키라도 되는 거니...?


난 도대체 카르페이가 뭐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럴 거면 도대체 연두와의 플러그는 왜 꽂았으며 정기준은 왜 연두를 죽이려고 해서 카르페이가 정기준을 배신할 지도 모른다는 복선을 줬는가. 카르페이를 이런 식으로 쓸 거라면 최소한 카르페이를 주변인3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로 제대로 구축해야 했고 그에 걸맞는 이야기와 설득력을 만들어줘야 했다. 솔직히 난 이런 전개 한글 반포식 멍땡하며 서있던 채윤과 무휼이 갑자기 날아온 돌을 보고 으앜 전하 피하십시오! 하고 몸을 날려 대신 맞아죽는 전개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

그리고 무휼은 칼 맞고 실려가서는 죽은 연기도 없이 말 한 마디로 마무리를 대신했고 채윤은 칼 맞은 채 피를 철철 흘리며 굳이 치료도 안 한 채 반포식 내내 꼿꼿하게 서서 과다 출혈로 죽어갔지... 소이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건 알겠는데 그 과정이 너뭌ㅋㅋㅋㅋㅋ 부질없어 보였음ㅋㅋㅋㅋㅋ 


뭐 그래 백 번 양보해서 한글 반포식을 위해 의미 있는 희생을 했다고 치자. 근데 그런 큰 희생을 치루고 하는 반포식이 왜 이맄ㅋㅋㅋㅋ 이 따구롴ㅋㅋㅋㅋㅋ 초라해옄ㅋㅋㅋㅋㅋ 이게 반포식이라고요 레알??? 설마??? 동네 반상회가 아니고요??? ^^;;; 솔직히 난 채윤이 그 따위로 부질없이 초라한 자태로 죽어갔어도, 그런 채윤의 모습에 대비해 장엄하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반포식이 거행되고 있었고 그래서 채윤을 구하고자 망치면 절대로 안 될 것처럼 보였다면 걍... 납득했을 거 같음 ㅋㅋㅋㅋㅋ 근데 이건... 이건 아니잖아? 아니잖아??? ㅋㅋㅋㅋㅋ


으아 정말 사람을 이렇게 피폐하게 만드는 엔딩도 오랜만인 듯 ㅇ>-ㄷ... 작가진이 선덕 때보다는 나름 발전을 한 거 같다고 생각했던 나를 물어죽인닼ㅋㅋㅋㅋㅋ 선덕여왕은 정말로 괜찮은 엔딩이었엌ㅋㅋㅋㅋㅋ

키뮤린

2011.12.28
16:13:02

소이는, 소이의 이야기로만 본다면 괜찮았다. 어릴 적 한때의 과오로 모든 것을 잃었고 그 죄책감에 잠조차 들지 못한 채 괴롭게 살다가 글자를 만드는 것으로 죗값을 대신하려 했으며 끝내 그를 위해 죽은 한 여자의 이야기가 처연하고 아름답다 생각돼 만족임. 적어도 캐릭터대로 제 역할을 했고 제 캐릭터에 맞게 죽었다는 느낌이므로.


자신이 독화살에 맞았다는 것을 안 순간 소이에게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을 거다. 치료를 하여 살 것인가, 해례를 남기고 죽을 것인가. 치료를 하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치료를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자신도 해례도 부질없이 사라진다. 그래서 소이는 자신이 살 수 있는 미약한 가능성을 포기하고 대신 해례를 남기기로 했다. 혜례를 남기는 동안 채윤이 자신을 발견하고 살리려 하지 않게, 소리를 죽인 채 동굴로 숨어들어가 천을 찢어 종이를 만들고 붓을 쥔 채 고통을 삼키며, 눈물과 피를 흘리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었다. 그리하여 해례에는 소이의 핏자국이 선명히 맺혔고 그 핏자국이 새겨진 해례는 백성들에게 흩뿌려진다. 백성들은 기적처럼 그 해례를 알아본다. 그리고 소이는 그 순간 거기에 살아있었다. 그런 문장이 잘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연인도 친구도 부녀도, 그 무엇도 아니었고 심지어 제대로 된 군신관계조차 아니었음에도 소이와 이도의 관계는 매력적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해자였고 피해자였으며 공범자였고 과오의 상징이었고 희망의 상징이었다. 이도의 말처럼 두 사람은 서로가 있기에 나아갈 수 있었지만 동시에 서로가 있기에 멈출 수도 없었다. 서로가 곁에 없어야 숨을 쉴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숨을 쉬고 살 방법을 두 사람은 선택할 수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되었다. 두 사람은 끝내 수라에 발을 담군 채 서로를 이끌며 새까만 암흑 속을 함께 헤쳐나가던 비밀스러운 동반자였다.


뿌리 깊은 나무는 소이의 죽음만으로 마무리 되고 동반자를 잃은 이도와 연인을 잃은 채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이를 기억하며 홀로 살아가는 엔딩을 보여줬더라면 꽤 아름다운 이야기가 됐을 지도 모르겠다. 

정파피

2011.12.28
16: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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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엔딩이 되었더라면 난 좌절했을테지만 =ㅅ=;;  결국 연애물이냐 연애물이야? 하면서 [퍽퍽] 비약인가.. 그래도 그동안 뿌려둔 떡밥들을 생각하면 이건 연애물이라고 할 수 없는건데 결말이 그러면 으으 =ㅅ=;;  난 엔딩 좋았는데 'ㅂ' 죽음이 너무 허무하긴 했고 아니 왜 우리 무사 무휼 건드리나요 싶긴 했는데 그래도 뭐..  ... 선덕을 떠올리면 저리 다 죽여버리는 게 크게 이상하지 않.. 으앜...

키뮤린

2011.12.28
18:14:01

비약임요. 일단 내가 말하고자 한 바는 1. 연인이 아니지만 이도와 소이의 관계는 매력적이었다. 2. 캐릭터가 다 죽는 거야 이해할 수 있는데 뿌리 깊은 나무의 엔딩에는 선덕여왕 정도의 당위성조차 없었다. 이거잖아? 게다가 남겨진 사람들이 소이를 기억하는 게 엔딩의 주가 되지도 않을 테고 그게 연애 감정인 건 채윤 한정이겠지. 단지 소이의 죽음은 꽤 아름답게 마무리 지어졌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당위성 없는 죽음 때문에 그게 묻혀지고 엔딩 시망이 된 게 마음이 아프다는 거 :Q 애초 전작이 그랬으니까~ 라고 작가 입장에서 이해해야 하는 건 이미 독자가 받이기에는 틀린 거라고 생각하는데. 뭐 개인 관점이긴 합니다 ㅎㅎㅎ

키뮤린

2011.12.28
16:28:45

감상 적으며 생각한 건데 난 그냥 뿌리 깊은 나무가 소이의 죽음에서 끝났다 여기며 살아야 할 듯 ㅋㅋㅋㅋㅋ

키뮤린

2012.02.26
23:12:32

돌아가는 펭귄드럼, <운명의 과실을 함께 먹자> 

 

 ping1.jpg
 
일단 난 애니를 부지런히 챙겨보는 편이 아니다. 뭘 하나 보는게 내겐 꽤 귀찮고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라 보통 특정 애니에 대해 알게 됐을 때엔 그 애니가 대강 어떤 그림체를 갖고 있고 어떤 내용이며 어떤 분위기인지만 머릿속에 넣어두고 그런 풍이 땡길 때가 돼서야 보기 때문에 뒷북 치는 일도 잦은 편. 그럼에도 이 펭귄드럼은 <뭐가 뭔지는 몰라도 일단은 봐야겠다> 싶었다. 왜냐하면 티저나 소개 멘트 같은 것을 봐도 도통 모르겠는거야. 이 애니가 당췌 뭔 내용인지! ㅋㅋㅋㅋㅋ 이래저래 상상하다보니 오히려 더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었고 그를 채우려면 일단은 봐야겠다 싶었음. 근데 막상 보니 왜 티저나 소개 멘트 정도로는 이 애니의 내용을 전혀 짐작할 수 없었는지 알겠더라. 왜냐하면 봐도 모르겠더라고! ㅋㅋㅋㅋㅋ 24화를 보는 내내 난 결국 이 애니가 뭔 내용인지 모르고 봤어...

<펭귄드럼>은 괴작과 수작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작품이다. 수작이라고는 입이 찟어져도 말 못하겠는데 그렇다고 괴작이라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걸리는 것이 묵직하다. 그리고 이 모호한 경계만큼이나 작중에서는 많은 것이 모호하다. 뭐가 현실이고 뭐가 꿈/환상인지, 어디까지가 관념이고 어디까지가 실체인지, 어디까지가 비유이고 어디까지가 팩트인지, 나중엔 분명한 듯 보였던 캐릭터간의 관계조차 모호해지고 그 캐릭터마저 모호해진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모호해서 난 필히 이건 누군가가 꾸는 꿈이라던가 남매 중 하나는 누군가의 환상이라던가 하는 전개가 나올 줄 알았지...
여하튼 이 이야기는 현실이라기엔 지나치고 환상이라 여기기엔 명료한 것을 한데 담고 있다. 이를 테면 <어린이 트레일러> 같은 건 분명 뭔가를 상징하고 함축한 비유일 것 같은데 (히마리가 회상하는 트레일러에서의 만남과 쇼우마가 회상하는 트레일러에서의 만남을 보면 구도가 다르고) 온갖 것이 갑툭하는 정신 나간 이 애니의 세계관을 보면 이런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일단 이걸 비유라 생각해버리면 작중에서 또 많은 것이 비유가 돼 버려 괴랄해지는데 그렇다고 현실이라 생각해버리면 그것도 괴랄하고 ㅋㅋㅋㅋㅋ 아니 애시당초 다 괴랄하다곸ㅋㅋㅋㅋㅋ 말이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어딜 지적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다곸ㅋㅋㅋㅋㅋ!

결국 24화 내내 그저 머리로 이것저것을 따져대며 말도 안 돼! 를 연발하며 봤다. 개연성은 시망이고 뭔가 덕지덕지 붙여둔 듯한 연출은 오버스럽고 극단적인 캐릭터들의 행동은 거북스러워서 보는 내내 으아 나 이거 도대체 왜 보는거야;;; 싶었는데 어쨌든 한편을 보고 나면 다음편! 싶을 정도의 흡입력은 있어서 결국은 마지막까지 다 봐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운명의 과실을 함께 먹자> 대사가 나온 이후부터는 감성에 잡아먹히고 영상에 압도되고 약한 코드를 마구 두들겨 맞아 이성으로 따지는 것을 포기하고 펑펑 울면서 봤다.
결국 지금은 투자했던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만족감은 느낀다. 어제 구웠던, 오븐에 넣을 때까지만 해도 망칠 거라고 생각했으나 꺼내보니 뜻밖으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이기까진 않지만 그럭저럭 나름의 맛을 내며 먹을 만하다 느꼈던 애플파이와 비슷하다. 마지막편을 클릭할 때만 해도 이 애니의 <이야기>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꺼내보니 그럭저럭 근사한 <이야기>가 돼 있다. 하지만 남에게 추천은 못하겠다. 누군가 내게 이 애니를 평가하며 수작과 괴작의 경계에서 어느쪽에 손을 들어줄 거냐 묻는다면 나는 그냥 중립국! 을 외치겠다. 난 마지막편에서 이 애니를 이성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했소...

뭔가를 비평할 때는 잣대가 되는 많은 기준이 존재한다. 근데 그 잣대가 이 애니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애초 감독이 그걸 중요하게 여기며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가 없다. 이 감독은 이것이 자기 영역이라고 분명히 정해뒀을 것 같다. 다른 이들은 세밀하게 붓을 움직여 정교하고 사실에 가까운 그림을 그리는 세계에서 자신은 큼직하게 붓을 움직이고 화려한 색을 투척해 제 나름의 그림을 그리자고. 치밀한 시놉시스와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엮어내는 것은 많은 창작자가 이미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남들이 중요시 여기는 그런 요소를 포기한 채 이만한 그림을 그려내는 것 또한 재능이리라. 제멋대로 자기만족적인 세계일 지도 모르나 나름 아름답다. 이야기를 들었다기보단 누군가의 꿈을 짧고 강렬하게 엿본 느낌조차 든다.
그러나 이 감독 작품을 또 찾아보고 싶냐면 그건 잘 모르겠음 ㅋㅋㅋㅋㅋ 일단 전작인 우테타도 꽤 평가 받는 작품인 거 같은데 아직은 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안 들긔...

1. 초중반 시청을 가장 괴롭게 한 건 역시 링고ㅗㅗㅗㅗㅗ인 듯ㅗㅗㅗㅗㅗ 아오 저 변태 스토커에 민폐녀 ㅗㅗㅗㅗㅗ 나중에 과거가 나오자 좀 불쌍해지긴 했지만 그 과거로 인해 애가 이런 행동을 하게 됐어요 뿌잉뿌잉 ;ㅅ; 하는 것에 도통 공감이 안 가고 납득이 안 돼서 ㅗㅗㅗㅗㅗ 나중엔 밉다기보단 걍 링고 넌 일단 병원부터 가자 으아아 누가 재 얼른 병원 좀 보내 ㅗㅗㅗㅗㅗ 싶더라... 나쁜 애라기보단 걍... 미친 애 ㅇㅇㅇ 진심 저 일기장에 귀신이라도 씌인 게 아닌가 싶었음... 실제 애도 일기장 잃고 난 이후엔 좀 정상 같아졌고...

2. 보는 내내 눈은 즐거웠음. 일단 호시노 릴리 캐릭터 디자인이랑 작화 너무 예쁘고 ㅠㅠㅠㅠㅠ 엔딩컷 볼 때마다 헉헉... 연출이 오버스럽다고 쓰긴 했지만 양날의 검처럼 화려하고 예쁘기도 했음. 특히 히마리가 생존전략!!! 외치며 프린세스 오브 크리스털로 변신(?)하는 장면은 중독성마저 있더라. 쓸데없이 화려하고 병맛나는데 유쾌햌ㅋㅋㅋㅋㅋ

3. 엔딩을 본 기분이 마마마랑 비슷하면서도 훨씬 만족스러워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일단 기대치가 낮았고, 마마마는 작중에서 말하고자 한 메시지마저 결국에는 캐릭터를 더 돋보이고자 한 장치였다 느껴져서 일종의 배신감과 가증스러움 비슷한 감상이 들었었다면 이건 캐릭터고 연출이고 결국엔 다 메시지를 위한 장치였다 느껴져서 그런 듯. 이토록 모호한 작품인데 메시지 하나만큼은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이러니...

4. 마사코 성우가 호리에 유이라는 걸 다 보고서야 알아서 진심 놀람... 으앙 누님 목소리 되게 히어로스럽게 박력있으세요 으앙 머시써 헉헉 싶었는데 그 소녀 돋는 호리에 유이였다고?? 으아아 호리에 유이가 이런 목소리도 낼 수 있다니 으아아 으아으아 머시써 헉헉 ㅠㅠㅠㅠㅠ

5. 엔딩에 대해 개인적인 해석을 덧붙이자면 :Q 난 프린세스 오브 크리스털이 모모카라고 생각했음. 그리고 사네토시가 도서관에서 말했던 <자신과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를 듣는 연인>이 모모카가 아니었나 싶. 물론 둘은 연인 같은 게 아니었지만 사네토시도 그녀는 자신을 부정한다는 식으로 말했었으니까 사네토시의 일방적인 마음 아니었나 싶고... 결국은 애증싸움. 뭐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난 일단 사네토시 로리콤+얀데레썰 밀어봄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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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은 칸바×히마리 지지지만 이 일러 때문에 쇼우마×히마리도 못 버리겠음 ㅠㅠㅠㅠㅠ 정확히는 이 일러 한 장에 담긴 둘의 이야기나 이미지 같은 게... 아 애들아 ㅠㅠㅠㅠㅠ 생각해보면 운명의 과실을 나눠 먹은 건 히바리와 쇼우마, 칸바와 쇼우마였고 칸바와 히바리는 쇼우마 때문에 엮였을 뿐 사실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애들이었는데 결국 최종장에서 서로를 선택(했다고 난 생각함 ㅇㅇㅇ)한 건 칸바와 히마리였다는 게 또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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