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 of Articles
3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① [1]
창문의 틈새로 새어 들어온 바람이 칸델라의 불빛을 흔들며 그 주변에 짙게 깔린 어둠과 두 사람의 그림자를 큰 파장으로 일렁이게 했다. 빛에 비친 여인의 표정도. 하지만 그를 마주한 청년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3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② [1]
바람이 세차게 귓전을 가르며 자르딘의 산이 단숨에 까마득히 멀어졌다. 레바엔은 뒤로 날아가려는 모자를 잡아 품에 쑤셔 넣었다. 비행 중에 계속 쓰고 있기란 아무래도 무리일 듯싶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만치 빠른 속도로 ...  
3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③
“마수가 나타난 곳은 북문 쪽인가?” 왕녀, 뮤레리카 사키아 츠메카린은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고는 거친 걸음으로 나선형의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거대한 홀을, 웅장한 복도를, 성벽을 담으로 둔 긴 길을 달리다시피 지나 성...  
3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④
눈을 뜨니 곁에 아무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나 시선이 닿는 곳은 그저 숲일 뿐,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밤새 타오르던 나무더미는 이제 시꺼멓게 사그라지어 점점이 주황빛만 겨우 맺힌 재가 돼 푹 꺼져있었...  
3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⑤ [1]
츠메카린에는 마법사가 거의 없었고, 츠메카린의 왕족은 대대로 강한 마력을 지닌 마법사였다. 그 사실은 백성들에게 공포에 가까운 경외심을 심어주었고, 왕이 천군만마를 거느리는 일 못지않은 왕권의 강화를 가져다주었다. 그것은...  
3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⑥ [1]
달빛에 비춰 검의 날이 서슬 퍼렇게 빛난다. 번뜩이는 표면에는 아직 굳지도 않은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고, 검날의 끝은 아직 굳지도 않은 시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심하게 그를 내려다보던 레바엔은 쯧 하고 혀를 차고는...  
3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⑦ [1]
“……역시 여기에 있었네.” 츠뮤는 중얼거리며 낡은 검 한 자루를 집어 들었다. 예전 검술 수련을 할 때 썼던 것인데, 츠뮤가 검을 바꾸자 파피엘이 가져갔던 검이었다. 문득 생각이 나 혹시나 하며 창고를 뒤져보니 선반위에...  
3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⑧
“……뭐?” 레바엔은 생면부지의 낯선 여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움찔하며 다그쳤다. “너,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나…….” 츠뮤는 황망히 레바엔을 보았다. 왜 그가 여기에 있는 걸까. 왜 자신은 그와 싸우고 있었던...  
3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1. 용이 된 왕녀와 어느 소년 ⑨ [1]
정신없이 달려 집 앞에 도착한 츠뮤는 황망히 불길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치솟았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큰 불로, 나무로 된 집은 이미 반이 넘게 타버려 이미 본래의 형체를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어, 언니…!...  
3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①
나뭇잎의 촘촘한 그림자가 지면을 온통 드리우는 숲에는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했다. 숲 여기저기에 하얀 나무처럼 소담하게 피어난 아카시아가 만개한 때였다. 이 부근의 사람들은 이 아카시아를 장난꾸러기 요정이라고 부르기도 했...  
2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②
로테를 따라 걷던 레바엔이 어느 지점에서 별안간 걸음을 멈췄다. 뭔가의 기척이 근처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레바엔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는 나머지 일행을 불러 세웠다. “츠뮤, 로테. 잠시만.” “……응?” “뭔가가 근처에 있...  
2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③
돌멩이를 던져 넣으면 파문이 겹겹이 원을 그리며 퍼져나갈 듯 구름 하나 없이 청명한 하늘이었다. 그 하늘을 가로질러 거대한 새가 한 마리 날아갔다. 아니, 언뜻 새처럼 보이지만 새는 아닌 형상이었다. 멀리서도 알만치 긴 ...  
2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④
츠뮤는 뿌루퉁해져서는 머리를 제 날개에 파묻고 있었다. 답지 않게 뭐든 집어던지며 마구 화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길 정도로 다혈질은 아니었기에 그저 꾹꾹 억누르는 중이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  
2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⑤
숲의 새벽은 이르다. 이르지만 물가에 앉아 날이 밝아오기를 기다린 레바엔에게는 길었다. 주변이 어스름히 밝아와 수면위에 자신의 얼굴이 어렴풋이 비치자 레바엔은 그를 들여다보며 얼굴과 몸에 튄 피를 씻어냈다. 어둠속에서 ...  
2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⑥
한낮의 숲에 내리쬐는 햇볕은 자비가 없다. 마치 누군가의 성격처럼 공격적으로 내리쬐는 햇볕이 짜증스럽다 느끼며 레바엔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리를 잡았을 때는 분명히 그늘이었건만. 해도 그림자도 계속 움직인다는 당연한 사...  
2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⑦
그리하여 두 사람이 산을 내려가 마을에 도착한 것은 정오 무렵이었다. 멀리서 본 마을은 수도를 경계로 높은 성벽이 둘러져 있고 크고 작은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새였다. 그 가운데에 뚫린 관문 양쪽으로는 한때는 하...  
2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⑧
한동안은 마을을 부지런히 둘러보며 구경하던 츠뮤의 시선이 어느 한 곳을 향해 고정됐다. 츠뮤가 쫓아오지 않자 레바엔은 뭔가 싶어 그 시선을 쫓아 고개를 돌려봤다. 그 시선이 머무른 곳은 돗자리 위에 이것저것을 놓고 파는...  
2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⑨
“일단은 옷가게에 가자.” 두 사람은 근처의 적당한 옷가게에 들어갔다. 거기서 쌓인 옷들을 살피던 츠뮤는 일단 제일 빈티나게 생긴 옷을 골라잡은 후에야 깨달은 듯 당황했다. “아. 근데 나 돈 없어.” 레바엔은 옷들을 훑...  
2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⑩
딱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지지리도 볼 것이 없는 축제였다. 축제라고 이름만 붙였다 뿐이지 다들 적당히 싸온 음식을 적당히 벌려놓고 마구잡이로 떠들고 노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들뜬 남녀는 짝을 맞춰 춤을 추고 술에 취한...  
2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⑪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전쟁’이라는 단어를 들은 것은 츠뮤와 레바엔이 막 하텐미온의 국경을 넘었을 때였다. 중립의 나라, 루네스 에민카렌에서 유일한 평화의 나라라는 별명답게 사람들은 지극히 평온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  
1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2. 아카시아 피는 계절 ⑫
시안은 검은 병사들이 집에 들이닥치기 전 로테를 바닥에 문이 달린 지하창고에 숨겼다고 했다. 그 문은 얼핏 보기엔 바닥의 다른 부분과 똑같이 생겨, 모르는 사람은 그게 문이라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웠다. 시안이 판단하기에...  
1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①
“헤르마티 이야기 들으셨어요?” 한창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저녁때라 식당의 테이블은 빈자리 하나 없이 메워져 있었고 문밖에는 기다리는 손님마저 있었다. 자신의 손님들을 위해 쉴 새 없이 음식을 조리해 내놓는 중인 주방...  
1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②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다음날 아침, 시안에게 그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의외로 레바엔이었다. 시안은 츠뮤도 아닌 그가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에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대답했다. “찾아갈 사람이 있어요.” “...  
1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③
아트라샤의 성녀가 은신하고 있다는 곳은 하텐미온의 나메디안 숲으로, 하텐미온의 북쪽 국경을 둘러싼 산맥 중 하나였다. 츠뮤와 레바엔이 헤르마티의 소식을 전해 듣고 걸음을 되돌린 곳이 하텐미온의 남쪽 국경 근처였으니 나라...  
1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④
레바엔이 구해온 약은 타간 뿌리라는 약초로, 몸의 통각을 일시적으로 둔감하게 만들어 멀미를 억제시키는 효과를 보인다고 했다. 시안은 까닭 모를 살의를 내뿜으며 섬뜩하게 다가온 레바엔이 자신을 츠뮤에게서 떨어트려놓은 다음...  
1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⑤
불길한 소문 탓에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다시피 한 숲에는 산길조차 없었다. 그런 숲을, 아무리 작다한들 용의 모습으로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빽빽하게 자라난 나무 사이를 억지로 빠져나가느라 걸을 때마다 츠뮤의 몸...  
1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⑥
늦봄에 하얗게 뭉쳐 피어난 민들레의 홀씨처럼, 작은 바람에도 흩어져 버릴 것 같이 작고 가녀린 소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던 츠뮤는 뒤늦게 그 인사에 답했다. “처음 뵙습니다. 츠메카린의 왕녀, 뮤레리카 사키...  
1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3. 당신이 다시 눈을 뜨는 날 ⑦
지면이 흔들리며 땅이 갈리지는 듯한 굉음이 울렸다. 순간, 까닭도 모를 소름이 끼쳤다. 츠뮤는 이틀레시아의 시선을 쫓아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는 뜻밖의 사람과 마주하고는 경악했다. “……파피 언니…… 여긴 어떻...  
1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①
츠메카린의 제1왕녀, 뮤레리카 사키아 츠메카린. 그 어린 소녀가 사는 세계는 잿빛이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탁한 아침 햇살이 자신을 반긴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것은 진회색의 세계, 아침은 미약한 빛으로는 밝아지지 ...  
10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②
“결국, ‘공주님과 왕자님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인가.” 파피엘은 붉은색 하드커버의 동화책을 덮으며 한숨 쉬었다. 자료를 찾으러 도서관에 왔으면 그것만 찾고 가면 그만이지, 무슨 변덕으로 애들이나 보는 동화책을 ...  
9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③
“이거, 어머니가 시킨 거죠?” 츠메카린의 어린 왕녀, 뮤레리카 사키아 츠메카린은 여왕 앞에서 탁자 위를 내려치듯 뭔가를 올려놓았다. 간신히 감정을 죽이며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다분한 격정이 담겨 있었...  
8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4. 가시덤불 성의 아이들 ④
침대에 누워 잠들어있는 어린 공주의 얼굴은 희었다. 덮고 있는 하얀 천과 비슷해 보일 정도로 핏기 없는 하얀 색이었다. 그저 위태롭게 내쉬는 숨만이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잠들어있던 츠...  
7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①
리엘 로이젠카는 왕녀 직속의 기사단으로, 기사단장 츠키에테 이카민을 포함한 12명의 기사들로 조직돼 있었다. 상당수가 왕국의 고위관직에도 앉아있는 그들은 사실상 이름만 기사단이었지 내적으로는 왕권파인 정당에 더 가까웠다....  
6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②
여왕의 처소는 불이 다 꺼지고 커튼이 둘러져 사방이 온통 어둠 속에 잠긴 채로, 다만 몇 개의 촛불만이 어스름히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가만히 서있던 이가 츠뮤를 발견하곤 벌떡 일어나 예를 취했다. “기...  
5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③
재판은 보통 성 바깥에 설치된 법원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였지만, 오늘 츠뮤가 서야하는 곳은 성내에 있는 심판의 탑이었다. 이곳의 재판소는 왕족이나 귀족이 정치적인 죄를 지었을 때나 성 외부에 알리지 않고 비밀스러운 재판...  
4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④
츠뮤는 눈을 떴다. 눈을 크게 뜨고 깜빡여 봐도 여전히 바깥세상은 발밑에 놓여있었고, 자신의 몸은 밤하늘 속에 잠겨있었다. 그럼에도 더는 떨어지지 않은 채 발은 지면에 닿아있었다. 다시 꿈을 꾸는 걸까. 츠뮤는 그렇게 생...  
3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⑤
내부는 입구보단 높지 않을까 싶었던 건 헛된 기대였다. 그나마 폭이 넓은 게 다행이었으나 이건 터무니없을 정도로 넓어 방향을 도무지 갸름할 수가 없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공간속을 레바엔의 기척만 쫒으며 더듬어 나...  
2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적과 흑 ⑥
“병사의 숫자는 대략 몇 명입니까?” “오백 정도?” “오백이라니…… 전쟁도 아닌, 고작 저희 넷 잡는 일에 오백이라는 숫자가 몰려들었단 말입니까?” “공주님이 있기 때문이겠지. 괴물이라고 불리는 몸이시잖아?” “그렇다고...  
1 드래곤 티아라 Dragon Tiara 5. 흑과 적 ⑦
어둡고 조용한 걸음이었다. 사방이 돌로 메워진 탑 안에 내려앉은 공기는 유난히 무겁고도 답답했고,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돌바닥은 발바닥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한기를 뿜어내어 전신에 오싹 소름이 돋게 만들었...